지난 번 다녀온 플레이랩에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왔습니다. 저번에는 첫 방문이라 그랬는지 조금은 얼떨떨하고 신기한 느낌이 많았는데요. 이번엔 그래도 두 번째라고, 활동에 집중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혹 방문이 처음이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먼저 참고하여 주세요. 가격 및 정보를 싹 정리하여 두었거든요. 먼저 보고 오시는 편이 도움 되실 거예요.
 

 

체험형 키카 '플레이랩' 송파점, 흙놀이 창의놀이 물감놀이 후기

처음 가 본 곳이었는데 괜찮았어요. 이전에 가 보았던 위례의 '더리틀즈'가 생각나는 곳이더라고요. 꽤 비슷해요. 물놀이 하고, 물감놀이 하고...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플레이랩은 흙놀이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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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랩은 매주마다 새로운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이 돼요. 2월 첫째 주, 즉 2월 1일부터 7일까지는 겨울왕국이라는 주제로 네 가지 활동이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업로드 하는 날짜가 좀 늦었네요. 저는 요 때 방문하여 있었던 일을 소개 드리려 합니다. 참고로 송파점입니다.

 

<2월 첫번째 겨울왕국 (2/1~2/7)>

1. 흙놀이: 숨겨진 빙하조각을 찾아서 (녹아버린 아기 북극곰의 집을 되찾아 주어요)
2. 창의놀이: 북극에 나타난 이글루 (북극 동물들을 위한 이글루를 만들어요(푸드아트))
3. 물감놀이: 빙어 낚시를 떠나요 (빙어 낚시 놀이하고 포장마차 음식을 차려요)
4. 체육놀이: 눈을 치워요 (눈사람과 이글루를 만들어 쌓인 눈을 치워요)


매주 주제가 바뀌기 때문에 퀄리티는 사실 크게 기대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좋네요. 그래서 저는 지금 주마다 한 번씩 갈까... 하고 생각 중이에요. 제가 이제까지 받아왔던, 그리고 하고 있는 유아수업들에 비교해도 가격부터 시간까지 아쉬운 점이 크게 없어요. 👍

그나마 단점이라면, 원하는 선생님과 수업을 들을 수 없다는 점? 첫 방문을 했을 때, 한 선생님께 너무 좋은 인상을 받아서 그 선생님과 또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하고 갔거든요. 이번에도 다행히 함께 할 수 있어 좋았긴 했지만, 워낙 에너지가 넘치고 아이들을 예뻐하는 분이라 쭉 함께 해주시면 좋겠다는 욕심이 자꾸 들더라고요. (후에 개인적으로 살짝 여쭤보니 들어가는 선생님은 랜덤이라 그건 지정 할 수가 없는 부분이라고 하셨어요.)

 


놀이 이야기 해볼게요. 제일 먼저, 흙놀이입니다. 3시 50분자 예약 했고요. 가운을 갈아입어야 해요. (흙놀이와 물감놀이는 가운 필수) 운이 좋았는지 이번에도 혼자 들어가 선생님을 독차지 할 수 있었네요.

2월 첫째 주 흙놀이의 소주제는 녹아버린 아기 북극곰의 집을 되찾아 준다는 것이었죠. 이글루 보이시나요? 잘 보면 얼음조각이 바닥에 뿔뿔이 흩어져 있어요. 그 얼음조각을 아이가 주워 이글루에 조립시켜 주어야 하는 활동을 가장 먼저 했습니다. 이게 붙이면 붙는 게 아니라 조립식이라서 아이가 생각을 하고 끼워 맞춰야 하는 거라 하시더라고요. 얼음조각을 하나 하나 붙일 때마다 선생님이 옆에서 박수를 쳐 주시며 격려와 용기를 북돋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다음은 플라스틱류와 종이류를 따로 구분하여 분리수거를 해 보았습니다. 쓰레기는 바닥 곳곳에 흩어져 있었어요. 야무지게 주워와 분리하는 게 기특하더라고요. 분리수거 역시 환경을 생각하는 활동이죠?

그리고 선생님이 수업이 끝나고, '플로깅'을 했다고 말씀 해주셨어요. 플로깅은 원래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을 뜻하는 말인데, 아이가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주울 때 그 단어를 들려주셨던 것 같아요. 아이와 해 보고 싶었던 활동이었는데 여기서 처음 해 보았네요! 어설펐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적어도 쓰레기를 주워 분리수거를 할 때 그런 단어를 쓰기도 하는구나 라는 건 배웠잖아요.

 


대화가 들리지 않아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해야 해서 이 때는 정확히 무슨 활동이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사진은 선반에 있던 소꿉놀이 용품들을 가져와 흙놀이를 하고 있는 건데요. 컵에 흙을 담기도 하고, 엎기도 하고, 성을 쌓기도, 뿌리기도(사람에게는 절대) 하며 놀았어요.


다음은 체육이에요. 흙놀이가 3시 50분에 시작하여 4시 30분에 끝나거든요. 10분의 텀을 두고 4시 40분자로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가운이 필요 없어 벗고 사복으로 활동 했어요. 여기서부터는 친구들이 함께 했네요. 참고로 이 날 모두 처음 본 사이였습니다. 🙄

 


모두 여자 친구들이었네요. 연령대는 각각 다 달랐어요. 자, 들어가자마자 한 활동은 사진과는 무관하지만 준비운동이었습니다. 무릎에 손을 얹고 빙글빙글 돌리는 동작 뭔지 아시죠? 꼬물거리며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는 아이들이 귀여워 죽겠더라고요.

이 날의 체육놀이를 간략히 요약하면요. 눈보라 속을 뒹굴고, 종이 이글루도 부수고, 굴러다니는 눈덩이를 눈사람 집에 골인 시키고, 에어바운스를 타고 눈밭으로 뛰어들기, 라고 말할 수 있어요. 아이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모든 활동을 좋아했어요.

사진은 선생님이 흩뿌려준 눈보라를 즐긴 후 나눠주신 풍선을 머리에 부벼보고 있는 거예요. 정전기를 이용해 풍선에 눈(종이)이 붙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요.

여담이지만, 사진 속 선생님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이에요. 아이들을 예뻐하시는 게 눈에 보이거든요. 그래서인지 아이들도 선생님을 참 잘 따르고요. 저번에는 우리 아이와 흙놀이 창의놀이를 함께 하셨었는데, 체육놀이 역시 에너지 넘치게 잘 해주시더군요. 한 아이도 소외되지 않게 시선을 넓게 두시고 살펴주시는 모습이 좋았어요.

 


종이컵으로 만드는 이글루예요. 함께 들어간 네 명의 아이들은 정말 오늘 처음 만난 게 맞는지...? 믿기 힘들 정도로 협동을 잘했어요. 다행히 쌓아 올린 종이컵 이글루는 중간에 무너지는 일 없이 순탄했고요. 마지막에 한 아이의 발길질로 인해 무너지기는 했지만, 그걸 보고 어느 한 명도 울거나 화내는 일 없이 이해하고 넘어가주어 분위기도 괜찮았어요.

그 다음은 선생님이 하얀 눈덩이를 바닥에 쏟아부어 주셨어요. 그리고 눈사람 골대를 설치해 주셨고요. 아이들은 선생님의 시범을 보고, 떨어진 눈덩이를 주워 눈사람 골대에 골인 시키는 활동을 했습니다. 이 때도 별다른 마찰 없이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어요.

아이가 37개월인데, 기관 생활을 하거든요. 그런데 그 안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지내는지 알 수 없어 늘 궁금했어요. 근데 이 날,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걸 보고 대충 이런 모습이겠거니 짐작할 수 있었답니다. '우리 아이는 선생님 말씀을 경청하는 편이고, 신체활동을 무척 좋아하며 순서를 지켜 활동하는 걸 좋아하는구나.' 알게 되었어요.

선생님이 에어바운스를 설치해주시기 전에 바닥에 떨어진 눈덩이와 눈사람 골대를 치워주시는데, 그동안 아이들에게 축구공 하나를 주셨었어요. 아이들은 별다른 설명을 듣지 않아도 공 하나로 뛰어놀고, 양보하면서 서로서로 재미있게 잘 놀았답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에어바운스! 방방 아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그 곳에 눈 모양 스티로폼과 인형들을 넣어주시고 마음껏 놀게 해주셨어요. 아이들이 알아서 미끄럼틀도 타고, 방방도 뛰고, 인형도 갖고 놀더군요.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혹시 부딪혀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어요. 선생님이 한 눈 팔지 않고 계속해서 아이들을 눈으로 훑어주셨거든요.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아이가 있으면 밑으로 미리 가서 아이 손을 잡아주시고, 방방에서 놀고 있는 친구는 밖에서 깜짝 놀래켜주기도 하시면서 웃음들이 더욱 극대화 되게 애를 많이 써주셨어요. (감사해요!)

에어바운스에서는 뭔가를 지시하신 건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저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지켜주는 역할에 치중하셨어요.

 


드디어 물감놀이 시간. 아이는 3시 50분에 와서 40분 수업하고 10분 쉬고, 또 40분 수업하고 10분 쉬고, 그러다 5시 30분에 마지막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

물감놀이의 첫 활동은 튜브에 있는 얼음을 깨트려 얼음 밑에 있는 빙어를 낚는 일이었어요. 이전 체육놀이가 워낙 동적이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꽤 조용해 보이더군요. 함께 들어간 친구와 조용히 낚시 했어요.

그 다음은 석쇠에 고기를 구워보았어요. 집게 쥐는 것을 배운 후 고기를 하나 하나 뒤집어주며 구워주었죠. 그런데 생각보다 이 활동에 소요된 시간이 길었어요. 자꾸만 시간을 확인하게 됐네요.

그 다음은 테이블에 앉아 꼬치 꿰는 일을 했어요. 꿰어낸 꼬치에는 물감을 뿌려 더욱 맛있게 보이게도 했고요. 잔잔한 클래식이 흐를 것 같은 활동이 끝나고... 🎼

 


체육놀이에서 즐겼던 에어바운스가 다시 등장 했네요. 이번에는 대용량 거품과 비눗방울이 함께 합니다. 아이가 무척 좋아했어요. 하지만 문득 시계를 봤을 때 10분 밖에 남지 않아 놀란 제가 관리자 분께 여쭸어요. "원래 에어바운스가 10분 전에 시작하는 거 맞나요?" 라고요. 관리자 분께서 놀라며 아니라고 하시고는 안에 들어가 선생님께 5분 더 진행해 달라고 말씀 하셨어요.

아이가 다른 놀이들을 하고 있을 때 물감놀이를 유심히 지켜보았거든요. 에어바운스를 한참 즐기던데, 10분 전에 시작 하는 게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선생님이 바빠서 시간 체크를 잘 못 하신 모양이에요.

여튼, 아이는 이 에어바운스를 연속해서 한 20번 정도 탔습니다... 🐒 집에 가는 차 안에서 백퍼센트 잠들겠다 싶을 정도로... 무슨 느낌인지 아시죠?

비눗방울도 아낌없이 쏴주셨어요. 하지만 체육놀이에서처럼 밑에서 아이를 받아주거나 하지는 않으셨고요. 그건 선생님들 성향 차이인 것 같아요.

놀이가 다 끝나고 아이는 가운은 물론이고 그 안에 입은 사복까지 홀딱 젖어 전부 갈아입어야 했어요. (예약을 하면 문자가 오기는 하지만, 물감놀이를 하실 예정인 분들은 필히 내복부터 사복, 양말, 기저귀까지 다 챙겨 가세요. 홀딱 젖습니다!) 저희가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들이었어서 인사 드리고 나왔네요.


 





플레이랩 송파점은 아파트 안에 위치해 있어요. 나오는데, 이 아파트에 사는 분들 참 부럽더군요. 제가 여기 살았더라면 주 1회는 꼭 갔을거예요. 매주마다 주제가 바뀌다니 정말 최고예요.

저는 3월부터 아이가 방과후 수업을 해서 집에 오면 벌써 4시인데 가려면 서둘러야 해요. 낮잠을 자고 있는 아이를 들쳐업고 가야 하나 어찌해야 하나 생각... 중입니다. 아직 잘 모르겠네요. 여하튼 이번에도 참 좋았습니다! 다음에도 또 가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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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어린이대공원 안의 서울상상나라. 늘 동물원, 놀이공원만 다니다 드디어 예약을 하고 다녀왔어요. 여긴 예약을 하기가 되게 어려운 곳인데 취소 자리 기다렸다가 저도 겨우 잡은거랍니다. 야속하게도(?) 인터넷으로만 예약을 받고 있고요. 날이 지나자마자 다음날 예약 날짜에 신청란이 열리는데 주말 같은 경우 보통 10초 정도면 게임 끝나요...

평일이 주말보다는 예약을 하기가 좀 더 쉬운데, 이마저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건 아니네요. 가정보육 하시는 분들도 소문 듣고 많이들 찾아가시는 듯 하더라고요.

 
 

예약 팁

 


홈페이지에 들어갈 때마다 마감, 마감, 마감... 그럴 때 어떻게 하시나요? 포기하고 창을 닫아버리시나요? 저는 창을 닫지 않고 시간이 날 때마다 새로고침을 눌러 빈 자리가 났는지 확인 했어요.

대단히 없어보이는 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조금 있어보이는 팁을 또 드리자면... 밤 10시 이후부터 취소 자리가 많이 생기거든요. 육아는 가변적이라 별별 일이 다 있잖아요. 내일 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아이가 아플 수도 있고. 그래서 기다리고 기다렸다가 취소를 하시는 모양이예요.

그런데 취소 자리가 났다고 좋아하고 있을 여유가 없어요. 예약이 어렵기 때문에 노리고 있는 다른 부모님들에 의해 금방 마감이 되어버리거든요. 그러니 자리가 났다? 최대한 빨리 예약을 마치시길 바랄게요.

이렇게 하실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으시다 하면...

<연간회원권>이라는 게 있어요. 1년에 2인 3만원, 3인 4만원, 4인 5만원만 내면 카드를 하나 발급해 주십니다. 이 회원권을 끊으면 이제 앞으로 인터넷으로 예매를 따로 하지 않아도, 입구에서 직원 분께 카드를 보여주고 바로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이름이 써 있어서 타인 사용은 불가해요. 저는 인터넷으로 예매에 성공한 후 입장을 하려던 차에 혜택을 찬찬히 읽고 그 자리에서 바로 써서 냈습니다.

* 서울상상나라는 당일 예약이 불가합니다. 그래서 연간회원권 당일 사용이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는 인터넷 예매를 하고 가서 회원권 발급을 받은 케이스라 이용이 가능했던 건데요. 헛걸음 하시면 안 되니까 당일 회원권 발급 후 바로 이용이 가능한지는 먼저 문의를 해보고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02-6450-9500)

 

<서울상상나라>

• 주소: 서울 광진구 능동로 216 서울상상나라
• 전화번호: 02-6450-9500
• 가격: 36개월 이상 4,000원 / 20명 이상 단체 3,000원

* 무료: 36개월 미만 어린이(등본, 건강보험증 또는 아기수첩) / 한부모 가족(한부모가족증명서, 신분증) / 세 자녀 이상 다둥이 행복 카드 소지자(서울시 발급 다둥이 행복 카드, 신분증, 해당 부모와 어린이 동반 방문시 적용 가능) / 국민기초수급생활자 및 자녀(국민기초생활수급자 증명서, 신분증), 장애인&장애인의 동반성인 1인(장애인증명서 또는 복지카드) / 경로우대(만 65세 이상, 신분증)

• 개관시간: 10:00~18:00
• 입장마감: 17:00
•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명절 연휴, 보수기간
• 주차요금: 승용차 10분당 300원, 중형차 10분당 600원, 대형차 10분당 900원


서울상상나라는 B1층부터 3층까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나뉘어져 있어요. B1층에는 창의놀이실, 요리놀이실, 영유아놀이실, 표현놀이실, 감성놀이실이 마련되어 있고요. 1층은 매표소가 있는 곳이죠? 공간놀이, 예술놀이, 자연놀이, 기획전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2층에는 생각놀이터, 아기놀이터, 신체놀이, 상상놀이가 있어요. 마지막 3층에는 아이들에게 인기 폭발인 과학놀이, 문화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매표소에서 예약자 이름을 얘기하고 입구로 들어오면 1층이 보입니다. 더 정확히는 기획전시를 하고 있는 곳인데요. 기억에 남는 거 얘기해 볼게요. 강아지, 고양이의 어떤 부위를 만지면 얘네가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표시가 되어 있는 게 있더라고요. 손으로 쓱쓱 만져주니 기분 좋을 때, 안 좋을 때 내는 소리를 다르게 들을 수 있어 아이가 흥미로워 했었습니다.

또 기억에 남는 건, 큰 화면 앞에서 양손을 넓게 벌리면 숨어있던 동물 친구들이 하나 둘씩 나오던 것이었어요. 동물 친구들이 화면 정중앙까지 나와 인사를 하고 그런 건 아니었지만 조심스레 얼굴을 들이미는 모습들이 귀엽더군요. 제 아이 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 큰 언니 오빠들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 번씩 꼭 하고 가는 체험이었어요.

 


물고기 모양 조형물 보이시죠? 물고기 비늘을 내 마음대로 꾸며줄 수가 있는데요. 동그랗고 하얀 비늘은 사진상 오른쪽에 위치해 있어요. 펜도 준비되어 있고요.

그런데 1층만 해도 워낙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 그런지 아이들이 이렇게 비교적 다른 곳에서도 경험해 보기 쉬운 것들은 눈길을 잘 주지 않더라고요.

 


물고기 뒤에 보이는 공간으로 들어가면... 팽이놀이를 해 볼 수가 있는데요. 팽이를 제자리에 가만히 두고 기다리면 알아서 돌아가면서 충전이 돼요.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팽이를 바닥에 놓아주면 됩니다.

아, 그런데 여기서 살짝 촉이 왔어요. '아, 쉽지 않겠구나' 하고요. 팽이놀이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딱 세 개 뿐이죠? 거기다 팽이를 제자리에 놓고 충전을 시킨 후에 놓아야 하므로 자리를 차지해야 하는데, 그건 딱 두 개 뿐이고요. 기다릴 줄 모르는 아이들이 새치기를 했어요.

그런데요. 아이들은 아이니까 그렇다고 쳐요. 부모님들은 왜 그러세요? 이제까지 그 어느 곳을 가도 아이가 새치기를 하면 적어도 미안해하거나 아이를 제지하는 정상적인 분들만 계셔서 여기도 그런 줄 알았어요. 근데 웬걸. 새치기 하는 아이 옆에서 입으로만 말을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행동으로 제지를 하셔야죠.

다른 아이들은 바보라서 새치기 안 하나요? 다함께 하는 공간이니까 하고 싶어도 안 하는거지. 보는데 낯부끄럽더라고요. 어른이면 어른답게 행동합시다.

 


사진을 찍어서 화면에 띄워볼 수 있는 곳이예요. 화면을 누르면, 카운트다운을 센 후 찍더군요. 여긴 그나마 아이들이 적어서 비교적 느긋하게 즐길 수 있었던 공간입니다.

또, 사진에 담지는 못 했지만 그림자 놀이를 할 수 있는 곳도 있었어요. 참고로 그 놀이는 화면을 가리면 안 되기 때문에 화면 밖에 나와서 해야 하는데요. 아이들이 잘 몰라서 안에 들어가 헤매더라고요. 남의 집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면 안 될 것 같아 아무 말 하지 않았는데, 부모님이 도와주세요.

주말이라 거의 시장통이 따로 없어서 저와 아이는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지만 평일에 사람이 없으면 그림자 놀이로 상상놀이를 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았어요.

 


그림자 놀이 앞에는 그림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해 보지는 못 했지만요. 그림을 그려서 화면에 띄우면 내가 그린 그림이 나타난다고 해요.

그런데 이 곳은 이용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다른 부모님들이 말씀들 많이 하세요. 재밌으니까 아이들은 당연히 몇 분이고 몇 십분이고 앉아있고 싶잖아요. 이용할 수 있는 기계는 몇 개 밖에 없는데... 그래서 유독 줄을 오래 서야 하는 체험존이라고 하네요.

또, 사진에 담지는 못 했지만 칩을 해당 자리에 넣으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놀이가 있었는데요. 여기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참 많았어요. 주의할 점은... 각 자리에 이렇게 써 있거든요. '혼자서 독차지 하면 싫어요' 라고. 빙글빙글 돌다가 아래로 떨어지는 칩을 랜덤으로 주워 함께 노는 공간인데, 저는 그걸 왜 모으는지 모르겠어요.

아니, 이것도 아이는 아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쳐요. 그런데 부모님은 뭐하세요? 바로 옆에 있는데도 제지를 하지 않는 분도 계시더군요. 제 옆의 한 점잖은 아버지 분이 "다른 친구들도 함께 하는거니까 아래로 굴려주자~?" 라고 눈치를 주시는데도 불구하고 그저 멀뚱멀뚱... 저는 그 분을 보며 신기한 감정마저 들었어요.

그리고 얘기한김에 하나만 더 얘기할게요. 아이들이 놀고 있는데 한 엄마가 제 아이를 데리고 와서 칩을 굴려요. "와, 우리 OO가 일 등이네!" 라고 하더라고요. 내 아이 기살려주는 거 저도 해봤으니까 뭐, 그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예요. 문제는 주변에 다른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계실 때 그런 말을 했다는 겁니다. 그건 예의가 아닙니다. (게다가 일 등도 아니어서 더 의아했음)

다른 아이가 "내가 일 등인데..." 라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더 큰 목소리로 "우리 OO가 일 등이네!!!" 라고 하셨어요. 저 솔직히 그 때 개콘이 사라진 이유를 알았어요.

 


2층으로 올라와볼게요. 들어가자마자 동요가 들리고, 바닥을 누르면 불빛이 반짝반짝 들어오는 공간이 보여요. 여긴 어린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곳이라 부모님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걷는 친구들도 눈에 띄더라고요. 참 귀여웠네요.

나와서 맞은 편에는 버스 모양 체험존이 있었어요.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다보면 Step to Pump, 발로 페달을 밟으면 화면에서 물이 나오고, 꽃이 피고, 옥수수와 완두콩을 수확하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아쉬운 건, 딱 세 대가 있어요. 그마저도 하나는 고장나서 두 대로 아이들이 나눠 타야 했지만...

옆에 소개된 안내문을 읽어보니 이 기술은 다른 나라에서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고 해요. (어디일까요?) 주로 물을 쉽게 구할 수 없고 전기 사용이 어려운 나라에서 농사를 짓는 데 쓰인다고 하더라고요. 1시간 동안 300평의 밭에 물을 댈 수 있어서 비가 잘 오지 않는 때에도 많은 양의 농작물을 키울 수 있대요.

 


사람이 움직인 힘을 저장하는 배터리와 모터가 있어서, 충전된 에너지로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인간 복합동력 자동차라고 불리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간접경험 해 볼 수 있습니다.

몸을 좌우로 움직이면서 방향을 조정하고, 핸들과 페달이 합쳐진 막대기를 노 젓듯 움직이면 속도를 낼 수 있어요.

이 자동차도 인기가 많아 아이들이 줄을 쭉 섰더라고요. 특히 앞 자리 인기가 참 많았는데요. 황당한 경험을 하나 했어요. 우리 아이도 앞 자리에 타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앞 자리에 자리가 나서 신나서 뛰어가는데, 자동차 뒷 자리에 앉아있던 오빠가 홀라당 자리를 차지해 버리는 거 아니겠어요. 그 아이의 엄마는 "아기야 여기 타!" 라며 그 아이가 타고 있던 뒷 좌석을 손으로 가리키셨고요. 그래서 저는 아이가 '앞 좌석에 타려고 온 것' 이라고 분명히 말씀 드렸죠. 그 후엔 무슨 액션을 하실 것처럼 하셔놓곤 결국 가만히 계셨어요. 한 마디 하기 시작하면 싸움 날 것 같아서, 애 앞에서 싸우기 싫어서 참았는데, 진짜 개념 없는 부모들은 출입 좀 제한 됐으면 좋겠어요. 쓰다 보니 또 열받네.

 


3층입니다. 여기,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통 안에 있는 스카프를 위로 날려볼 수 있는 곳이 있어요. 스카프는 너댓 개 정도가 준비되어 있고요. 갯수가 많지 않아서 여기서도 상식적인 행동을 해야 합니다.

1층에서 "우리 OO가 일 등이네!!!" 했던 엄마 있죠. 다른 남자 아이가 먼저 스카프를 가지고 놀고 있는데 갑자기 와서는 "하나만 해 볼게" 하고 거의 뺏듯이 가져가더라고요. (그 아이의 엄마는 없는 상태) 그리고 바로 그 다음에 스카프가 두 개가 내려왔어요. 그럼 하나는 당연히 남자 아이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뺏은거니까. 게다가 두 개나 잡았잖아요?

남자 아이도 자기 줄 줄 알고 손을 뻗었는데... 두 개 다 바로 자기 아이 주는 거 보고, 순간 혐오감이 확 올라왔어요. 흰 패딩에 검정색 나이키 백팩 메신 단발머리 여자분. 인생 그렇게 살지 마세요. 댁네 아이가 보고 따라할까봐 겁납디다. 그러다 아이 인성 망가져요. 생각이란 걸 하고 행동하세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같은 3층의 과학놀이존. 물로 공을 나르고 옮기는 등의 활동을 해 볼 수 있어요. 모든 공간 통틀어 이 곳이 가장 사람이 많았습니다. 주말은 뭐... 거의 발 디딜 틈이 없는 정도? 랄까요. 인기가 많은 건 당연히 줄을 서야 하고요. 낚시 놀이의 낚싯대가 네 다섯 개 밖에 없어 아이들이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건... 물을 가득 남은 통이 도르래를 이용해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한 번에 아래로 쏟아졌던 것, 줄을 잡아당기면 양동이가 알아서 물을 퍼담은 후 마찬가지로 위에서 아래로 물을 쏟아 물레방아가 돌아가게 했던 것, 각기 다른 막대를 물 위에 대면 모두 다른 모양의 분수가 되었던 것 등... 이 외에도 다양한 즐길거리가 많았는데 흡사 장 들어선 시장통 같아서, 가운데 위치한 인기가 많은 곳에는 가까이 가보지도 못 했다는 슬픈 소식.. 알려드려요.

과학놀이존은 다른 곳과 다르게 시간 제한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1시라고 하면, 1시부터 1시 20분까지 입장이 가능하고요. 그 후부터는 다음 타임을 기다려야 해요. 그리고 이용 시간은 1시 40분까지예요. 40분부터 2시까지는 정비시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보면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게 보이실 거예요. 입구 쪽 벽에 비치되어 있으니 하나씩 입고 체험하게 해 주시면 된답니다. 체험이 끝난 후에는 손을 씻고 나갈 수 있도록 입구 기준 9시 방향 벽에 수도가 있어요. 끝나기 10분 전 쯤 방송이 나오니까요. 씻고 나가기를 희망하는 분들은 그 때 씻으시면 돼요.

 


정말 엄청 넓죠? 제가 언급하지 않은 부분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글이 이만큼이나 길어졌네요. 위 사진은 과학놀이에서 나오면 보이는 곳인데, 바람놀이를 해볼 수 있어요.

바람을 이용해 스카프, 공 등을 날려보는 건데요. 아래에서 나오는 바람으로 통 안에서 스카프를 날려보고, 바람 위에 공을 동동 띄워보고, 바람을 타고 꼬부라진 통을 이리저리 비행하는 공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가운데의 통의 공은 그나마 여러 개가 있어서 괜찮았지만, 스카프는 몇 개 밖에 없는 게 참... 난감했었네요. 3층은 다른 곳보다 직원 분들이 더 많이 보이던데... 3층만이라도 줄 선 순서대로 해야함을 안내를 좀 해 주시면 좋지 않을까요? 자칫 잘못하면 아이들끼리 싸움 날 것 같아요. 저처럼 빈정 상하는 부모가 생길 수도 있겠고요.


 





솔직히 리뷰를 쓸까 말까 했어요. 재밌고 유익한 곳임은 분명한데 가보시라는 추천을 드리기가 좀 뭐해서요. 주말은 웬만하면 피하세요 진짜! 심하면 저처럼 인간혐오가 생겨서 돌아오실지도 모릅니다.

끝으로... 서울상상나라에서 나왔는데, 집에 가기 애매한 시간이다, 그럼 동물원이나 놀이공원에도 한 번 들러보세요. 전에 썼던 게시글 링크 첨부합니다. 그냥 산책도 좋아요. 대공원이라 넓어서 아이들 뛰어놀기에 제격이지요.

 

 

서울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 3살 아기와 뭐할까?

이전 포스팅에서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 관한 이야기를 말씀 드렸었어요. 이번에는 놀이동산인데요. 동물원에서 쭈욱 걷다보면 저 멀리 놀이기구들이 보이기 시작해요. 이정표도 필요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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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무료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구경 (이용시간, 주차, 유모차대여소, 음악분수 등)

3살 아이와 함께 다녀오기 좋은 곳, 오랜만에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서울어린이대공원'인데요. 요즘 날씨가 많이 풀렸잖아요. 해가 지면 선선하기도 하고요. 걷기 좋고, 아이들에게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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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간 되시기를 바랄게요. 부디 저와 같은 경험은 하지 않으시길... 저는 현재 분노가 차오른 상태이지만 연간회원권을 끊어서 꾸역꾸역 또 갈 생각입니다. 설렘으로 가득찼던 첫 방문과는 사뭇 다른 마음 상태가 됐네요. 그래도 또 가렵니다.

날씨가 점점 풀리고 있죠. 얼른 꽃이 폈음 좋겠어요. 그리고 꽃같은 부모님들만 만났으면 좋겠...(뒤끝) 오늘도 아이와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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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궁금한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먼저 답을 할게요. 이 책은 3-7세를 '그 시기'로 놓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3-7세 아이는 부모가 말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대로 배우며 자란다고 해요. 그들에게 좋은 인성을 갖게 해주기 위해서는 부모가 좋은 인성으로 아이를 안아주어야 하며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아이가 궁금해 하는 것을 함께 알아가면 된다고 했어요.

제목이 좀 세서 긴장하신 분들 계실지 몰라 하는 얘긴데요. 부모자식 간에 중요하지 않은 시기가 어딨겠어요. '결정적' 이란 단어를 굳이 쓰신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정서발달, 인성교육에 있어 결정적인 시기가 있다는 건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죠. (0-3세, 만 3-6세) 그 시기에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걸 알려주고 있어요. 혹 놓쳤다고 해도 아이는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주니까 낙담 말아요. 이 책은 저같은 초보엄마에게 "오늘도 열심히 육아 해야겠다!"  와 같은 즐거운 동기부여를 주는 책입니다.

 

 

3-7세,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적 능력과 인성의 기초를 세우는 시기이다. 우리 아이가 바로 그 시간을 지나고 있다. 한순간 한순간이 정말 소중하다.

 

 

 

아이가 갓 4살이 되어 더 몰입하여 볼 수 있었는데요. 이 시기를 지나고 있는 다른 아이들의 사례를 보며, 우리 아이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과 평범한 부모의 저들 나름대로의 대처법을 보며 묘한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당신이 이상한 게 아니다!' 란 말을 직접적으로 하진 않았지만, 자연스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뒤이어 따라오는 전문가의 조언과 철학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임숙 - 엄마가 놓쳐서는 안될 결정적 시기


내가 하는 말과 행동, 그리고 표정 및 분위기는 아이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 육아를 하는 부모님들 귀에 이제는 딱지가 앉을 정도로 수없이 들어왔던 그 사실을 이 책은 몇 번이고 인지시켜 줘요.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아이가 아니라 그 행동을 먼저 한, 혹은 하도록 만든 부모가 먼저 있었음을 알게 되는데요.

<금쪽같은 내새끼>만 봐도 그래요. 문제행동을 한답시고 보여주는 아이들의 화면이 끝난 후 전문가는 부모가 그 부모에게 받았던 어린시절 양육방식을 돌아보게끔 하잖아요. (물론 모든 상황이 다 그런 건 아닙니다만 높은 확률적으로)

책 속에 이런 일례가 있었습니다. 아이가 자꾸만 동생을 때린다는 거예요. 부모가 하지 말라고 말리면 아이는 왜 말리느냐고 억울해 하고요. 이런 아이는 도대체 어떻게 키워야 할 지 모르겠다며 부모가 전문가에게 고민상담을 하러 온 겁니다.

알고보니 문제행동을 한 아이가 동생을 때리기 전, 잘못을 하면 그 부모는 아이를 때리고는 했더군요. '잘못을 하면 맞아야 한다' 는 잘못된 이념이 각인 되어 본능에 가까운 액션을 취했을 뿐인데, 나는 왜 동생이 내 블록을 무너뜨린 것을 보고도 때리면 안 되는 거냐고 생각한 거예요. 이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건 과연 뭘까요?

 

 

인성을 가르치려면 우선 아이가 좋은 인성을 경험해야 한다.




먼저 우리 집을 돌아보았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주의를 주는 문제행동은 '물건을 던지는 것'이었어요. 여러 번 그러지 말라고 일러보고, 짐짓 단호한 투로 말을 해보기도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는데요.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가 어릴 때, 저희 부부는 멀리 떨어져 있으면 종종 물건을 던져 받고는 했어요. 빨리 빨리 효율적으로 처리를 하고 싶으니까, 별 생각없이 했던 행동인데 아이가 따라할 수도 있을 거라는 사실은 미처 신경을 쓰지 못 했던거죠.

그 모습을 기억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엄마 아빠가 물건 던지는 걸 보고 따라한거야?" 아이는 그렇다고 대답했어요. "그런 줄도 모르고 엄마는 하지 말라고만 했네. 앞으로는 엄마 아빠도 안 던질게. 위험하니까 우리 물건 던지지 말자"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일단 상황은 종결이 되었어요. 하지만 개선이 될 지는 더 지켜봐야겠죠?

아이 앞에서는 찬물도 함부로 못 마신다는 옛말이 떠올라요. 누가 누굴 나무라요.
아이에게 좋은 인성을 가르치려면 가장 가까운 부모가 그런 인성을 가지고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가게에서 계산을 하고 나올 때 인사를 하는 부모의 모습, 어려운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부모의 모습,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지 않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아이는 자연스럽게 배울 거예요.

저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인데 이 사실을 배우고 난 이후 특히 더 행동을 조심하고 있어요. 낯설고 불편하지만... 좋은 점도 있긴 합니다. 그간 어른이라는 이유로 아무도 내게 지적하지 않았던 행동을 '아이가 보기에 어땠을까?' 싶어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럼으로써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고요.

 


조금 다른 이야기도 해 볼게요. 여러분은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자랐으면 하시나요? 인성이 바른 아이? 공부를 잘 하는 아이? 행복한 아이?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질문이란 거 알지만요.

혹시 제가 말한 보기 중에 유독 내 마음에 강하게 와닿는 게 있지는 않았나요? '이랬으면 좋겠다' 싶은거. 저는 있어요.

저는 아이가 '행복한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있죠, 얼마 전에 남편이 그러는 거예요. 아이가 남편이랑 있을 때는 규칙도 잘 지키고 해야 할 일도 완수를 잘 하는데, 저만 오면 땡깡을 부리는 아기로 변한다고, 너무 오냐오냐 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괜찮지만 나중에도 괜찮겠느냐는 걱정 어린 말도 하나 더 얹어서요.

다른 게 부족해도 아이를 사랑만 해주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아닌 것 같아요. 균형이 중요한 것 같아요. 아이는 인형이 아니잖아요. 배우면 받아들이는 사람인데, 제가 너무 저 편한 육아를 했던 듯 해요.

남편이 제게 저 한 마디를 해주지 않았다면, 아래의 이 구절을 그냥 지나쳤더라면 아래와 같은 사단이 미래의 제게 일어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아찔해요. 미리 알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요.

 

가끔 상담실에는 아이를 키우며 성격만 중요시하는 파행적 모습에 회의를 느껴 공부보다 인성을 강조하면서 키운 아이와 부모가 찾아온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아이에게 공부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자유롭게 키웠는데 왜 상담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까? 어릴 적부터 친구와 함께 즐겁게 놀고 자유로운 시간을 갖도록 배려하며 키웠는데, 아이는 왜 점점 친구 관계에서도 문제가 생기고 알 수 없는 불안과 우울로 힘들어할까? 부모가 놓친 것이 있기 때문이다.


과유불급.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뭐든 과하면 안 하느니만 못해요. 인성교육, 너무 좋은데, 필요한 거 아는데, 이 역시 '치우쳐지면' 이러한 문제가 충분히 생길 수 있어요. 아이가 다른 친구들을 만났는데 나만 못 한다는 소외감에 위축 되거나 자신감을 잃게 되는 모습... 상상만 해도 얼마나 마음 아파요.

그런데 동시에 저는 육아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서요, 일부러 틀렸다고는 말하지 않았어요. 친구들 사이에서 제 목소리를 당당히 낼 수 없었던 경험을 통해 그 아이는 어떤 식으로든 한층 더 성숙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의 기질이 다 다르고, 각 집의 육아 방식이 비슷한 듯 해도 미세하게 다 다른데 어떻게 획일적인 결론이 날 수 있겠어요.

위 일례의 아이 이야기를 더 해 볼게요. 인성교육'만' 받은 이 친구가 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대요. 낯선 나라 친구들은 이방인을 바로 친구로 받아들여주지 않았다고 하고요. 하지만 아이는 이미 한국에서 소외감을 느낀 바 있기 때문에 크게 상처 받지 않고 오히려 친구들과 더 잘 지내기 위해 노력 했다고 해요.

저자는 한 쪽으로 치우쳐짐은 좋지 않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이미 그렇게 되었다면, 헤쳐나갈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아이를 믿어주어서 전화위복을 몸소 경험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아이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자라고 싶어 하는가이다. 아이가 자신이 다양한 능력을 키워 가며 잘 자라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인성만 강조하느라 아이가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을 소홀히 하다 보면 아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는 것도 별로 없다는 생각에 주눅 들고 위축된다. 나중에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지 걱정되고 불안해진다. 부모는 절대 비교하며 키우지 않았다 해도 아이 스스로 자기도 모르게 또래 아이들과 비교한다. 이런 시간이 쌓이면 서서히 정서 면에서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이에게 기본적인 것들은 꼭 가르쳐야 합니다. 그리고 건강한 자존감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작은 성취부터 큰 성취까지 경험하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도 가능하면 해주는 게 좋다고 봐요.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더더욱이요.

(하지만 부모는 신이 아니니까 모든 판을 다 짜줄 순 없죠. 그럴 때는 없으면 없는대로, 주어진 환경에서 아이가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해요. 겪지 않았으면 하지만, 겪을 수 밖에 없는 삶의 필연적인 숱한 장애물을 헤쳐나가는 연습, 그 안에서 문제해결능력과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을테니까요.)

저는 아직 아이가 어려서 새로운 세계와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나름대로 힘껏 길을 터주는 편이예요. 만일 아이가 힘들다거나 괴로워하면 이야기를 하고, 같이 손 잡고 나오고요.

길가에 핀 민들레 꽃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의 관심이 더 깊어질 수 있게 놀이와 스킬로 잘 이끌어 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 책의 제목을 한 번 더 떠올려 주시겠어요? 당연히 할 수 있는 데까지 해야합니다.

 

중요한 건 애착에 금이 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아이를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배움이 노는 것 만큼이나 즐겁다는 사실을 깨닫게 도와야 한다. 즐겁게 배우는 아이는 힘든 공부도 해낼 수 있는 힘이 생기며 부모와의 좋은 관계를 평생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간다. 사춘기 아이가 문을 꽝 닫고 들어가 대답도 안 한다고 해서 아이 성격을 탓할 필요 없다. 아이가 성질이 못돼서 그런 게 아니다. 엄마가 자기 마음은 몰라주고 사랑을 핑계로 마음대로 휘두르니 괴로운 것이다.


아이가 네 살 밖에 안 되어 더 큰 아이들을 둔 부모들의 심정을 저는 잘 모르지만요. 네 살 아이는 아직까진 엄마가 뭘 하자고 하면 잘 따라와줘요. 그리고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놀이를 좋아하므로, 무언가를 놀이식으로 엮는 게 아직은 좀 쉽네요. 조금 더 큰 아이들의 경우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방식부터가 다르겠죠? 하지만 태도가 달라졌을 뿐 마음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무언가에 호기심을 보이는 아이의 말을 흘려 듣지 않고 그것에 더 빠져들 수 있도록 준비를 해주거나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 좋은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소한 것이라도 아이의 마음이라면 존중하고 수용하고 진심으로 귀기울여주는 자세라고 생각해서 나름 열심히 실천하고 있고요.

저희 집 이야기를 해 볼게요. 아이가 영어를 친숙하게 느꼈으면 해서 이것저것 많이 보여주고 있어요. 제가 준비한 영어 놀이를 아이가 치우라고 하면 반응에 따라, "재밌는 건데 그럼 다음에 같이 해보자" 며 치우거나 "그럼 엄마 혼자 해 볼게. 엄마는 하고 싶어서" 얘기하고 잠시나마 혼자 하기도 해요. 그럼 운이 좋은 날은 다가와주기도 하더라고요?

핵심은 강요하면 안 된다는 것. 제 철칙이예요. 저는 아이가 좋아하는 춤과 노래 그리고 대화로 노출을 시켜 주고 있습니다. 덕분이라고 해야할지 아이의 최애곡은 ABC송이에요. 자기가 아는 단어, 질문이 들리면 큰 목소리로 대답 할 줄 알고요.

(본격적인 언어 공부는 측두엽이 발달하기 시작하는 만 6세 이후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그 활동이 욕구를 채워 주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친구 것을 빼앗기만 하던 아이가 친구에게 자기 장난감을 빌려 준 뒤 기분이 좋거나 칭찬을 받았다면, 아이 마음속에 새로운 사진이 저장되고 아이는 그 행동을 더 하고 싶어 한다. 힘들게 로봇을 만들었는데 완성하고 나니 아주 뿌듯했다면, 그 아이는 앞으로 더 멋지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우리 아이의 '좋은 세계'에 건설적이고 가치 있는 것들, 아이의 성장을 돕는 것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건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적용 가능한 삶의 지혜예요. 어떤 경험을 하고 그것이 좋은 기분이었다면 우리는 그 행동을 또 하고 싶을테죠. 아이에게 배려를 가르치고 싶다면 배려를 하고나서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하게 해주세요. 그 후는 시키지 않아도 할 거예요.

사람은 머리보다 몸으로 부딪혀 알게 되는 일을 더 오래 기억하지 않나요? 뜨거운 걸 만져 몸이 놀란 기억은 평생 그가 뜨거운 불을 조심하도록 만들어요. 그리고 그건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왜?' 라는 의문이 끼어들 수가 없죠. 내가 겪은 것이기 때문에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요.

그건 남과 나를 기분 좋게 하는 경험이었다, 는 기억. 여러분은 어떤 게 떠오르세요? 봉사활동, 분리수거, 인사하기, 미소짓기... 생각해보니 꽤 여러가지가 있네요. 아이와 함께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끝나고 연관도서를 읽으면 더 오래 기억에 남겠어요!)

 

아이의 기질에 맞는 양육이 그리 어려운 건 아니다. 아이에 대한 호기심만 있으면 된다. '이래야 한다'가 아니라 '우리 아인 어떤 아이지?'라며 아이를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아이는 '전 이런 사람이에요'라며 온몸으로 자신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좋았던 점은 아이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에요. 저는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대충 알아요.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하며 예술적인 활동을 좋아하죠. (아직까지는)

하지만 저는 저도 모르게 그 사실을 애써 지우려고 했음을 인정해요. 왜냐하면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아이는 키우기가 어렵거든요. 저, 그러니까 엄마가 힘들어요. 그래서 은근히 아이를 왜곡해 바라보기도 했어요.

이젠 인정해요. 아이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고 있는데 엄마라는 사람이 대체 뭘 바란건지... 참 웃기죠. 이젠 내 아이에 맞는 양육법을 택해 실행할 거예요. 너는 이런 아이여야 해, 가 아니라 너는 어떤 아이일까, 에서부터 다시 시작이에요.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현재의 생각도 아이가 보여주는 말과 행동으로 달라질 수 있어요. 앞으로는 아이가 보여주는 아이를 볼 거예요.






이 책에는 순한 아이, 까탈스러운 아이, 느린 아이에 대한 예시가 나와 있습니다. 읽어보시고 우리 아이는 어느 쪽인지 체크하며 읽어보시면 현명한 육아를 하시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좋은 내용이 너무 많은데 제 역량이 여기까지라 다 담을 수가 없네요. 이런 말 뭣하지만... 직접 읽어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다 옮기지는 못 했지만 좋았던 이야기 조금 더 나누며 이번 포스트 마칠게요.






저자는 상상놀이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는데요. 아이가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하거나 치료를 받으러 가야 하는데 무서워서 긴장하고 있는 경우 상상놀이를 제안해 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림책에서 봤던 용사가 내가 되어보는 거예요. 그래서 무서움과 두려움을 물리치고 멋지게 진료를 받는 거죠. 부모의 교묘한 연기력이 필요한 고도의 귀엽고도 치밀한 상상놀이인데, 잘만 먹힌다면 아이 마음이 단단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차마 내가 쓰러뜨리지는 못 했어도, 최소한 방어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만일 이기고 돌아온다면 아이 마음에 살포시 자리잡은 칭찬 스티커 같은 뿌듯함은 덤이고요.

그리고 아이의 그 어떤 말이라도 일단수용 해주라는 말도 인상깊었습니다. 순서를 기억하라는 거예요. 수용을 해 준 다음에 해결책을 제시하라고요. 수용은 그랬구나, 같은 건데요. 어른이니까 아이가 차마 표현하지 못한 감정에 적절한 이름을 붙여 대신 설명 해주면 돼요. 서러웠구나, 억울했구나, 불편했구나, 슬펐구나...

답답해서 울기만 했던 아이가 난생 처음 제 감정을 알게 되는 순간일지 몰라요. 커감에 따라 엄마가 알려준 그 감정을 정리하는 법도 배우게 될 테죠. 이런 과정이 없으면 속상한 것도 짜증, 슬픈 것도 짜증, 질투가 나는 것도 짜증, 서러운 것도 짜증, 혹은 화라는 이름 밖에 붙이지 못할 지도요. 이 역시 부모가 모든 걸 다 해줄 수는 없지만 때에 따라 도와줄 필요가 있는 일인 건 맞는 것 같아요.

끝까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이렇게 많다는 건... 실질적인 팁이 많다는 뜻일겁니다. 뻔한 위로의 말이 있는 건 아닌데 묘하게 위로가 되기도 하고요. 3-7세의 아이에게 중요한 게 과연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들, 아이를 이해하고 싶은 분들, 이 책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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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을 처음 알게 된 건 SNS에서였어요. 의대생 신분인 동시에 육아를 하고 있는 엄마라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큰 아이도 아니고 어린 아기요. 그당시 댓글 분위기는 이 분의 외모칭찬이 주를 이루고 있었지만, 저는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그게 가능한가?' 싶어 충격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저는 세바시라는 영상에서 이 분을 또 만나게 됩니다. 이제까지의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사람들의 마음에 닿을 만한, 귀감이 될 만한, 위로가 될 만한 이야기와 함께 해 주고 계셨어요. 가만 들으며 저는, 깊은 생각과 뜨거운 열정, 집념, 끈기와 더불어 조리있는 말솜씨가 빼어난 외모에 가히 비교가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랜만에 '내면이 더 아름다운'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어요.


이 책은 의대생, 육아맘, 크리에이터, 작가로 살고 있는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더 구체적으로는 왜 의사를 꿈꾸게 되었는지 아이를 낳고 학업과 육아를 병행하는 삶은 어떠한지 등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사실 크리에이터, 작가에 대한 부분은 스쳐지나가는 정도긴 해요. 육아 또한 그리 많은 비중을 차지하진 않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많은 시간을 쏟은 의대생 신분에서의 경험과 느낀점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의대 공부와 육아를 병행하는 삶은 어떠한지가 궁금해 펼쳐 본 책이었어서 저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지만, '누구누구 엄마'를 떠나 그저 한 명의 개인으로써 자극이 되고 동기부여가 되는 책이었던 건 확실해요.

일 년 가까이 내 뱃 속으로 품었던 새끼를 세상 밖으로 내보내면, 이루 말할 수 없이 감격스러워요. 아이가 커감에 따라 사랑도 더 커져가고요. 작가님도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를 키우셨을거예요. 이 분의 게시글 아래 달린 댓글을 보면, 공부를 하든 육아를 하든 하나만 하라거나 아이가 불쌍하다거나 하는 조언을 가장한 악플이 꼭 한 개는 눈에 띄는데요. 클레어(작가님의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 동영상을 보면, 육아하는 모습이 저와 별반 다를 게 없더라고요.

그러니까 아이를 사랑하면서 내 인생도 사랑하는거죠. 작가님은 노력하는 엄마의 모습, 포기하지 않는 엄마의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하셨거든요. 의대 공부가 끝나면 놀지도 쉬지도 않고 바로 육아전선에 투입되는, 새벽에 시작해 새벽에 끝나는 그 생활에 대고 감히 누가 손가락질을 할 수 있나 싶습니다.

 

나는 꿈꾸는 엄마로 살고 싶다. 아이에게 꿈꾸는 삶을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엄마로서 꿈을 이루어나가는 모습을 몸소 보여주려고 한다. 일과 육아, 나와 엄마라는 역할 사이에서 고민하고 어려움도 겪겠지만, 성장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살면서 힘든 날도 있겠지만 그럴 때마다 절망이 아닌 희망을 품고, 포기하기보다는 도전하는 사람이 되자고, 내 아이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


계획없이 찾아온 아이를 주어진 상황에서 책임지고 잘 키우고 계시는 클레어님. 책 중간에 악플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던 게 생각나 서두에 느닷없이 이런 글을 써버리고 말았네요. 이제 책 이야기 할게요.

 

 

의사가 되기로 한 이유

 



아버지가 시위를 하시다가 눈에 최루탄 파편이 튀어 한 쪽 눈으로는 보지 못 하시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어렸을 적 저자는 그런 아버지 눈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친구로부터 '도깨비 눈'이라는 말을 듣고 의식을 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어린 마음에 잘 모르니까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하고 행동을 했겠죠. 그러던 어느 날, 여덟 살 이도원에게 아버지가 묻습니다.

 

"딸, 아빠가 눈을 바꾸려고 하는데 우리 딸처럼 보석 같은 눈은 박을 수가 없대. 그래서 의안 있지? 가짜 눈. 그걸 박으려고 하는데 의안은 초점에 따라 눈동자가 움직이지 않는대. 인형 눈처럼 말이야. 지금 이 탁한 눈은 그래도 시선을 따라 움직이긴 하잖아. 의안을 박으면 그렇게 안 된대. 우리 딸은 아빠 눈이 어땠으면 좋겠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버지는 울고 계셨다고 합니다. 딸은 이렇게 말해요.

 

"난 아빠의 지금 눈이 제일 좋아. 그대로 살자. 그리고 잘 살자. 아빠가 어떤 눈이든 상관없어. 내가 아빠 눈이 되어줄게. 걱정 마."


아빠처럼 아픈 사람을 고치는 의사가 되겠다고. 여덟 살 소녀는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내가 강해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다가올 인생을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사적인 순간이었죠.

 

 

돌아가는 길에서 발견한 것들

 



하지만 의대 입시의 문턱은 보통 높은 게 아니었어요.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했죠. 평균 3등급이라는 성적으로는 의대에 들어갈 수 없었어요. 저자는 이십대에 무려 세 개의 대학교를 다니는데요. 그 첫 번째 대학은 동국대학교였습니다. 그 곳에서 의욕 넘치는 동기들과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볼 여유와 기회를 주신 교수님 덕분에 나만의 자산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해요.

강연에서 저자가 했던 말이 있습니다. 길 좀 돌아서 가도 된다고. 목표까지 돌아서 가도 된다고요. 원하던 대학, 원하던 그림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주어진 상황에 늘 최선을 다했습니다. 과제, 토론은 말할 것도 없고요. 제가 놀랐던 건, 취업을 한 후 제약회사에서의 3개월 그리고 월드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갔을 때 였습니다.

월드 미스코리아.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던 상태에서 워킹이며 표정, 의상까지 모두 화려한 다른 후보들을 보며 저자는 기가 죽어요. 하지만 '기존쎄', 그녀의 면모를 보세요. 한 번은 악세사리가 필요했는데 돈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했는 줄 아세요?

 

"사장님, 제가 곧 미인대회에 나가는데 제 드레스에 어울리는 보석을 빌려주실 수 있을까요? 꼭 우승해 올게요."


청담동 예물 거리의 한 주얼리숍 사장님에게 대뜸 자신의 포부를 선언합니다. 다행히 좋은 분을 만나 협찬이 가능했다고 하는데요. 용기 있는 모습과 자기 자신을 굳게 믿는 마음가짐이 너무 멋지고 부럽더라고요.

하지만 무슨 일이든 고비는 있게 마련입니다. 다른 후보들을 보며 기가 눌릴대로 눌린 어느 날... 더이상 못 하겠다 싶어 새벽에 자신이 있는 곳으로 가족들을 불러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해요. 다시는 카메라 앞에 서지 않겠다고.

 

"또 밤새 연습했니? 그런다고 다 되는 거 아냐. 네가 못하는 분야에서는 그냥 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만 느끼고 와. 그건 돈 주고도 못 사는 경험이니까."


그런 그녀를 보며 언니가 차갑게 쏘아붙인 한 마디! 이건 소중한 경험 아니, 돈 주고도 못 사는 값지고 소중한 경험임을 알려주어요. 그 조언 덕에 저자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고, 그 결과... 대회에서 무려 2등이라는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처음 가보는 길 위에서 두려운 마음을 이겨내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거기다 결과까지 좋았으니 워킹은 또 얼마나 잘했을까 싶어 저는 언니도 아닌데 박수쳐주고 싶었었네요.

저자는 의사가 되는 게 꿈이었지만 언제나 꿈길만 걸은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돌아가는 모든 길 위에서 희망을 놓지 않으려 했고 그 안에서 또 각기 다른 가치들을 삶의 소중한 자양분으로 삼을 줄 알았어요. 역시 꿈이라는 건, 내가 놓지만 않으면 도망 안 가요. 좀 돌아가더라도 큰일 나는 거 아닌 것 같아요.

 

 

아이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나를 사랑하는 방법

 



꿈을 이루기 위해 중요한 것은 계획을 세우는 것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 계획이라는 것은 실현 가능성 있는 것이어야 했어요. 1년 계획을 세운 후 3개월 계획, 1달 계획 이런 식으로 쪼개고 쪼개 마지막으로는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계획해 실천하는 것이었지요.

계획을 짰다면 그날 그날 주어진 하루의 계획을 충실히 이행만 하면 돼요. 매일 매일 하는 게 어렵다면 미리 여유로운 계획을 짜면 되고요. 저자는 하루 계획을 짤 때 꼭 해야 할 시간의 두 배가 되는 시간 전에 일어나 시작을 했다고 해요. 그 날 할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마치기 위해서요.

그렇게 함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뭘까요? 성취와 자기확신, 자기긍정, 자기효능감입니다. 저는 이것들을 아이에게 꼭 가르쳐줄거예요. 네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이것들을 느낄 수 있어서, 라고 알려줄겁니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니까요. 열심히 공부를 하는 행위는 내 삶을 존중하는 태도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작은 성취를 통해서도 쾌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동기와 의욕, 활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취업에 실패하거나 시험을 망쳤을 때, 일상의 작고 단순한 일에서 분명한 성취를 느껴보는 게 좋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울적한 감정에서 빨리 벗어나 동기부여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막막할 때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네요. 세탁기를 돌린다든지 설거지를 한다든지 택배를 뜯는다든지, 다 좋아요. 몸을 움직여 내가 계획한 것을 이루어야 합니다.

저 요즘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 자신에게 사랑 받기 위해서 나는, 가만히 있어도 되는 게 아니라 나도 노력을 해야 한다고요. 다른 사람도 아닌 나에게조차 나는 사랑 받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고요. 내가 나에게 자꾸 좋은 것을 주어야 나도 나를 사랑해주는 것 같습니다. 작은 성취를 맛볼 수 있게 해주어야 나는 살아갈 힘이 나요. 저는 아이에게 이걸 꼭 알려주고 싶어요.

 

 

그녀에게 배운 것

 



사람마다 건강상태도 다르고 정신적인 에너지 레벨도 다 다른데 기준을 내리기란 어려운 일이잖아요. 이 책을 읽고 저는 더 열심히 살지 않은 3년을 잠시 후회했다가 곰곰히 생각한 후 그러지 않아도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저는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거든요. 매일 힘들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무시하고 살다가 현재는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불쌍한 제 몸이, 전문가의 도움이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로 지쳐버린 정신적인 제 에너지가 그 증거예요. 그래서 저는 자책은 그만두고 부러워만 하기로 했습니다. 배울 건 배워야 되니까요.

저자의 열정은 함부로 만지면 손 데일 것 같은 빵처럼 매우 뜨거웠어요. 그 열정은 아무도 막을 수 없을 것 같아 보였네요. 저는 열심히는 하지만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 꽃이 보이면 꽃냄새를 맡고 구경하다 잠까지 들어버리는 사람이라서 항상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사는 저자에게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또, 제 약점도 돌아볼 수가 있었는데요. 중요한 선택을 할 때는 우유부단함이 튀어나오는 성격 탓에 우선순위 정하는 걸 어려워 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더라도 우선순위를 잘 정하는 게 무척 중요함을 알았어요. 계획을 어떻게 짜느냐에서부터 지름길로 갈 수도 있고 더 험한 길로 갈 수도 있는 듯 해요.

브라질 산에서 팥빙수 파는 예를 들며 계획 짜는 법을 설명해 주셨어요. 5단계부터 4단계, 3단계, 2단계... 순서대로 계획을 세세히 잘 짜시더라고요. 계획 짜는 데 어려움을 겪으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학업과 육아를 병행하는 삶은 어떠한가 그게 궁금해서 읽은 책이라 빠져있는 내용에 아쉬웠지만, 그건 제가 개인적으로 유튜브로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

몇 년 후에 또 책 내주셨으면 좋겠어요. 글을 무척 잘 쓰셔서 눈물이 핑 돌 때가 종종 있었거든요. (다 가진 여자) 아이는 잘 자라고 있는지 현재는 바라던 멋진 의사가 되었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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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쇠약해진 게 느껴져서 정말 오랜만에 자기계발서를 읽었어요. 제목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저는 너무 많은 걸 짊어지고 사는데요. 내려놓을 필요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인생 선배의 황금 같은 조언을 기대하고 펼쳐든 책이었어요.
 


이 책을 한마디로 얘기하면 음... 제목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제목을 한 권의 책으로 풀어 쓴 것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저자는 지고 있는 짐을 내려놓으라고 얘기해요. 그 짐이라는 것은 욕심, 완벽주의, 죄책감, 남들로부터의 시선... 같은 것들이었죠.

저는 완벽주의 성향을 갖고 있어요. 열심히 하려는 마음을 단 하루도 놓은 적이 없어서 쉴 때도 맘 편히 쉬지 못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제게 '분수를 알아야 한다', '게으름뱅이가 되라'는 말을 하더군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어조로 얘기를 하는데, 이렇게 가끔 직설적인 말을 할 때가 있어서 더 기억에 남았어요.

사람이 한 번에 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변화를 바라는 사람은 이런 말을 일부러라도 찾아 들어서 마음이 조금씩 말랑해지길 기대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이 책은 저같은 사람들에게 추천 해주고 싶습니다.

 

이상주의자, 완벽주의자, 주변의 눈을 의식하는 우등생들에게

 
 

그때는 이상주의자, 완벽주의자, 주변의 눈을 의식하는 우등생이 되고자 하는 제가 있었습니다. 그런 저를 내려놓고자 나에게 관대해지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할 일을 미루기도 하고 게으름뱅이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효과가 있었는지 요즘에는 동료들이나 고객들 사이에서 늘 '어쩔 수 없죠'라고 말하는 느긋한 사람으로 통합니다. 지금은 자연스러운 내 모습 그대로 살기, 내 마음 우선 돌보기, 도움이 필요할 때는 남에게 의지하기 등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러는 한편으로 '할 때는 확실하게 한다'는 자세로 적절히 힘조절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잘 와닿지 않을거예요. 왜냐하면 이들은 이미 이렇게 해야함을 알고는 있거든요.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아서 실행을 못 할 뿐이지. 이상주의자, 완벽주의자, 우등생들은 늘 무언가에 쫓기는 느낌이예요. 그래서 자연스러운 내 모습으로 살기, 내 마음 먼저 돌보기, 남에게 의지하기 같은 거 잘 못 해요. 꿈과 목표, 이상이 우선인 사람들이니까. 그것들을 우선순위에 두게 되면 자연스러움은 제일 먼저 포기할 위인들이에요. 그 생활이 길어지다보면 내 습관이 되고 믿음이 되고요. 고정 마인드셋이 됩니다.

남에게 의지하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에요. 누군가는 이 자체를 굉장히 편안한 상태라고 여기는데 누군가는 매우 불편한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어요. 누군가 제게 고민을 털어놓을 때 저는 가끔 이렇게 조언해요. '내게 기대' 라고. 하지만 상대방이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음을 저는 이해해요. 남에게 의지하는 게 마음이 더 불편한 사람도 있거든요. 이 자체를 훈련 해야 하는 사람도 있어요. (기본적으로 사람마다 성격이 다 다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저는 목표를 향해 달려갈 때 중간에 혹 누군가로 인해 이 계획이 흐트러지거나, 내가 물러지고 게을러지는 게 두려워 다른 사람에게 쉽사리 의지를 잘 안 해요.

'할 때는 확실하게 하기' 하나 잘하겠네요. 하지만 저자는 느긋한 마음으로 살다가 할 때는 확실하게 하기, 라고 했는데... 아, 어렵다.

 

내 안에 무서운 교관이 자리 잡고 늘 나를 감시합니다. 느슨해지려고 하면 따끔하게 혼을 냅니다. 약한 소리라도 내뱉으려 하면 가차 없이 야단을 칩니다. 응석 부리고 싶은 마음 따위는 곧바로 차단해버립니다. 어른들에게 혼나지 않는 대신 나 스스로에게 잔뜩 화를 냅니다. 사춘기를 맞이하면 우등생도 반항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납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철저히 단속할수록 내면에 한층 더 강한 갈망이 자리 잡습니다.


엄격하고 무서운 부모에게 감시 당하고 짓눌려진 사춘기 학생 같지 않나요? 그렇게 경비가 삼엄한 마음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일을 하고 결국 성과를 냈다고 쳐요. 그래도 마음은 혼돈 그자체입니다. 마음은 이제 '그건 오롯이 네 노력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다음 단계가 남아있음'을 알려주기도 하죠. 제 안에도 무서운 교관이 있어요. 내 집인데도 나가라고 할 수가 없어서 힘이 드네요.

 

'지금 내가 완벽을 추구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에 의식을 집중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집니다.' (중략)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를 바꿔 말하면 '못하는 것을 인정하는 용기'입니다. 이것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말처럼 쉽지 않지만 좋은 말인 것 같아서 공유해 봅니다. 최선을 다하고 마쳤을 때 저는 내 손이 닿지 않았던 무언가에 미련이 남아 때때로 저 자신을 책망할 때가 있기도 했거든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제가 좀 심한 편인가요? 생각해보면 저는 최선을 다하면서 동시에 모든 것이 완벽함을 원해 힘이 드는 것 같아요.

'완벽'이라는 단어를 지워버릴까요? '최선'만 남게. 그동안의 제 과정들은 행복했는가 라는 의문이 드네요. 과정 중에 느끼는 행복감은 느낄 새도 없이 오로지 결승선만을 향해 달리던 시간이 되려 제게 해가 되는 일이 많았어요. 이젠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네가 원하는 하나에만 최선을 다해도 족하다고 말이라도 해줘야겠어요.


 

나랑 친해지기



자기계발서에 안 나오면 섭섭한 내용 중 하나인데요. (대충 뻔한 말이라는 얘기)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을 종이에 펜으로 적어보라는 거예요. 핸드폰으로 메모를 하는 것도 좋지만 저자는 직접 손으로 쓰기를 권장했어요.

해 본 적이 있는데요. 이런 장점이 있더라고요. 나라는 사람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돼요. 그리고 감정을 쏟아놓은 날이면 그 자체로 조금 후련한 마음이 들기도 하데요? 종이에 적어놓은 것 뿐이고 나만 볼 수 있는데, 꼭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그리고 무언가를 쓰는 과정에서 지나간 시간을 착착 정리할 수 있게 돼요. 유난히 어느 한 부분에 꽂혀서 마음이 팍 상해있던 내가 쓰여진 종이를 보고, 내가 쓴 큰그림을 보고, '아주 일부분이었네'하며 머쓱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내가 왜 이 부분에서 마음이 상했을까?' 이제는 전보다 조금 더 떨어져 객관적인 시각에서 내 마음을 관찰할 수도 있게 됩니다.

또한 저자는 손으로 직접 적어보는 일 외에 '바보'가 되어보라고 하기도 했어요. 하던 일이 손에 안 잡혀 도저히 진도가 안 나갈 때는 어차피 안 되는거 잡고만 있지 말고 그 시간에 재미있는 개그맨 영상이나 유튜브를 보라더군요.

그리고 업무 중이 아닐 때는 엄격한 나 자신을 느긋하게 풀어놔주라고 했어요. 남들에게 농담도 좀 하면서요.

 

여기서 말하는 장난기는 피식 웃음이 나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아주 살짝 기분 좋아지는 방법을 일상에 적용하는 일입니다.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장난기를 발휘하기 쉽다고 했지만 오히려 의식적으로 장난기를 발휘함으로써 마음에 여유가 피어나기도 합니다.


의식적으로 장난을 치는 게 필요하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하지만 여기에서야말로 여유가 필요한 것 같아요. 괜히 농담한답시고 했다가... 나도 모르게 선을 넘게 되거나 오히려 전보다 분위기가 더 무거워질 수도 있으니까요. 내가 원체 무뚝뚝한 사람이라면 장난이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연습이 필요하겠어요.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에게 먼저 해보세요. 그들이 웃으면 이제 그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는거죠.

즐거워지는 일은 또 있습니다. 이번엔 나 자신에게 하는 거예요. 평소에 가보지 않았던 길을 가보거나 이제까지 먹어보지 않았던 음식을 먹어보는 겁니다. 그리고 '너는 ~를 해야해!', '너는 ~를 하면 안돼!' 라며 지시만 내리는 교관은 쉬라고 냅두고(가능하다면 내쫓으세요) 어린 아이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보세요.

저자는 일부러 웃긴 영상을 찾아본대요. 근데 저희 남편이 그런 사람이거든요? 제가 시간낭비 한다고 놀리면 내일을 위한 재충전 시간이라고 실제로 저에게 말하는(...) 저희 남편은 유머가 넘치고 여유 있는 사람이예요. '복세편살'이 좌우명이 아닐까 싶은 사람 있죠. 스트레스도 적고 예민하지도 않아요. 아, 그러고보니 이 책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이 저희 남편이네요... 갑자기 노력하고 싶지 않아지는...


 





이 책은 중간중간 물음표를 자주 던져주는데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는 듯해 좋았어요, 저는. 후기글도 몇 개 찾아보았어요. 대체로 다 평이 좋더라고요. 밀리의서재에도 혹평보다는 호평이 주를 이루고 있는 걸 확인했고요. 제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와닿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문장을 찾을 수는 없어서 아쉬웠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은 후기를 남긴 책이라는 덴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직접 경험해 보시기를 바랄게요.

(여담) 질문 중에 이런 게 있었어요.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게 뭐냐고. 저는 한치의 고민없이 퍼즐이라고 대답했어요. 퍼즐은 사실 내일 아침 아이를 등원 시키고 바로 할 수 있는 일이긴 하거든요. 근데 못 해요. 그 시간에 집안일과 일과 공부를 해야 하니까... 하지 않으면 죽는 일은 아니지만, 퍼즐이나 맞추며 놀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저는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죠? 그래도 때때로 짐을 내려놓으려는 시도는 해볼게요. 그리고 이제까지 남편을 못마땅하게만 생각했는데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서 보도록 노력하고, 배울 점이라면 배워볼게요.

리뷰를 다 쓰고나니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과 함께 아주 약간 개운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이래서 저자가 글을 쓰라고 한 듯!) 여러분에게도 좋은 변화를 가져다주는 책이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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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작가님의 그 유명한 구의증명을 읽어보았습니다! 책을 덮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쉽지만 '기대하면 실망한다' 였지만... 작품이 별로였단 얘긴 아니고요. 제가 기대를 너무 많이 한 것 같아요.

 


이 책은 카니발리즘을 소재로 하고 있어요. 그런데 거기다가 작가님이 워낙에 또 묘사를 잘 하시는 분이라 마음이 여린 분들은 맘 단단히 잡숫고 읽으셔야 할 것 같더라고요.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장 밝은 컬러가 회색? 대체로 다 어둡고, 더없이 까말 수 없는 부분도 많았었네요. 저는 한 번도 분홍색, 노란색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내용 자체가 그러한데 문체 또한 밝아 보이려 애쓰는 느낌이 없는지라 독자는 구와 담의 안타깝고 처절한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들입니다. 구는 남자고, 담이는 여자예요. 이 둘은 아주 어릴 적부터 함께 지냈어요. 불우한 가정환경이라는 공통분모가 그들을 더 끈끈하게 만들었을 겁니다. 줄거리를 이야기 해볼게요.

 

 

줄거리

 



구의 부모님은 아이를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이었어요. 빚만 잔뜩 남기고 뿔뿔이 흩어진 책임감 없는 사람들이었죠. 담이의 부모님은 돌아가셨고요. 후에 곁에 있던 할아버지마저 돌아가시게 되자 담이의 곁에는 승려로 출가했던 이모가 돌아와 곁을 지켜줍니다.

담이와 구는 함께 있을 때도, 함께 있지 않을 때도 늘 함께였어요. 서로가 보이지 않아도 서로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죠. 그들은 다른 연인들처럼 재미있는 곳을 놀러가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남들 다 하는 추억을 쌓지는 못 해도 언제나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었어요.

구는 도망간 부모 때문에 억지로 빚을 떠안게 되어 열일곱 살 때부터 일을 시작합니다. 온갖 일을 해요. 그러던 어느 날, 공장에서 한 직원의 아이인 노마를 알게 되는데요. 구와 담이, 노마는 순수한 우정을 나누어요. 자전거를 알려주고, 붕어빵을 나눠 먹죠. 하지만 운명은 정해져 있는걸까요. 누가 미리 써 놓은 대본처럼 노마는 한 순간에 이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왜 그 날, 그 시간에, 노마가 사고를 당할 수 밖에 없었는지 구와 담이는 이해할 수가 없어서 큰 혼란에 빠져요.

노마의 일을 계기로 둘은 서로를 조금 멀리하게 됩니다. 그러다 구는 제 집이 있는 한 누나를 알게 되고 연애 비슷한 것을 하기도 하고요. 그 사실을 알게 된 담이는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그가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기다립니다.

그 사이에 담이의 이모가 죽어요. 하지만 곁에 구는 없었죠. 군대에 있었어요, 그 곳에서 담이를 열렬히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들은 각기 다른 공간에서 다른 모양의 슬픔을 느끼며 서로를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형이랑 누나는 사귀는 거 맞지? 노마가 물었다. 구와 나는 애매하게 웃었다. 우리는 사귄다는 단어를 채우고도 그 단어가 보이지 않을 만큼 넘쳐흐르는 관계였다.


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구는 담에게 달려갑니다. 담은 예상했다는 듯, 올 줄 알았다는 듯, 마치 어제도 만난 사이인 양 구를 받아줘요. 그리고 말하죠. "같이 살래?"

하지만 세상은 그들에게 평화로운 시간을 허락해 주지 않습니다. 특히 빚쟁이들이요. 새 보금자리를 구할 때마다 그들은 그들을 찾아와 괴롭혔어요. 빚은 갚아도 갚아도 줄지 않고, 빚을 갚는 게 아니라 이자만 갚는 느낌이었죠. 그렇게 매일 도망만 치던 두 사람에게 마침내 '여기가 좋겠다' 싶은 곳에서, '이제 겨우 행복을 느껴볼 수 있겠구나' 싶었던 찰나에 그들은 그를 찾아와 기어이 죽여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죽은 구를 담은 먹어요. 말 그대로 진짜 먹어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먹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끝이 나요.






이 책은 호불호가 매우 강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평이 좋아서 놀랐어요. 인생 책으로 꼽는 분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아래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제 생각입니다.

 

 

느낀점

 



구와 담이가 애틋하다 못해 가슴 절절한 사이였단 것은 알겠어요.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까지 깊은 사이가 되었는지에 대한 장면이 많지는 않아서, 그들의 말로만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밖에 없어서 아쉬웠어요. 이게 작가님의 한계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은 매 장면이 머릿 속에서 영화처럼 자연스럽게 재생 되어 풍성하게 즐길 수 있었거든요.) 제가 의도한 바를 잘 알아차리지 못한 걸 수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체가 매력적이에요. 깔끔을 넘어 아예 짧은 문장 자체도 많고요. 일부러 이렇게 쓰신 것 같은데, 어떤 분위기를 내고자 함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여기서도 저는 제 한계를 느꼈습니다. 나중에 다시 읽을 땐 부디 작가의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 책 소개를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었었는데요. 소개를 읽자마자 거부감이 사실 있었어요. 지금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이해가 갑니다.

그들은 이 세상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인간은 다른 인간을 해치고, 작살내고, 죽이기까지 하잖아요. 이런 일이 매일 일어나죠. 그런 게 진정한 인간이라면 그들은 인간으로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구는 살아있을 때도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는데 그런 구의 존재를 증명할 사람이 담이 빼곤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으니 (그나마 그와 관계가 있는 빚쟁이들은 그의 존재를 부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이었고) 담이는 구를 먹음으로 그가 영영 여기 있음을 증명 하고자 했던 거예요. 그리고 이 세상의 나쁜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살기를 소망했죠.

이런식으로 살다 간 구가 안쓰러워서, 받아들일 수 없어서, 이해할 수 없어서 제 안에 밀어 넣었던 겁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늘 함께 있는 거지, 믿으면서 말이예요.

 

몸은 고되고 앞날은 곤죽 같아도, 마음 한구석에 영영 변질되지 않을 따뜻한 밥 한 덩이를 품은 느낌이었다.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사실 징그러워요. 사람이 사람을... 말도 안 됩니다. 하지만 이 책에 윤리라는 잣대를 갖다대는 건 반칙인 것 같네요. 그 정도의 마음도 있음을 이해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들을 무겁게 짓눌렀던 빚 권하는 사회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 어른들의 책임을 왜 아이들이 져야 하는지, 지금 이 시간에도 구와 담이가 느꼈던 그 때 그 마음을 그대로 느끼고 있는 어린 아이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는 책이기 때문에 여운이 길었어요. 왜 인기가 많은지 알겠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담이의 행위보다 구의 생애에 더 초점을 맞추고 보았는데 다른 분께도 그렇게 해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안그래도 먹는 행위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해도 자극적인 내용이라 자꾸만 머릿속에 떠오르니까요. 구를 의식해서 지켜봐 주세요.

작가님의 책을 계속 읽어볼 겁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시선이 글에 너무 잘 묻어나 있어서 매번 몰입감 쩌는 다큐멘터리 한 편씩 보는 기분이예요. 묘사를 잘 하셔서 이야기에 푹 빠져드는 황홀한 기분은 덤인 듯 하고요. 이런 작가의 책은 널리 알려져서 많이 읽혀지고 그리하여 더 많은 책을 쓸 수 있게 해드려야 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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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크와 슈퍼브이를 함께 체험신청해서 보다 마음을 굳혔어요.
슈퍼브이는 우연히 인터넷 서치를 하다가 알게 되었는데요. 국내 최고의 에듀테크 전문가들이 함께한 유아 스마트러닝으로 콘텐츠에만 무려 330억을 투입했다고 하더라고요. 유아 교육 사상 최대 프로젝트라고 해요.

CEO는 메가스터디의 중등교육 엠베스트, 초등교육 엘리하이를 만든 박철우 대표. 문해, 한글 동화에는 서울대 최나야 교수와 연구진이 감수를 맡았다고 합니다. 두뇌개발 프로그램인 슈퍼브이 브레인은 고려대 정보창의교육연구소에서 감수를 맡았다고 하고요. 수학은 EBS인기 프로그램 작가진과 출연진이 참여를 했다고 하네요.

 


체험신청은 자체 홈페이지에서 했어요. 배송은 2-3일 후 완료 되었던 걸로 기억해요. 구성은 기기와 기기받침대, 충전기, 그리고 학습지였습니다. 교재는 위와같이 수학, 한글, 영어워크북, 영어스토리북 각 1권씩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영어책은 간단한 인사말 정도의 수준으로 이루어진 스토리책이었습니다.

수학, 한글 교재는 종이로 되어 있어서 튼튼한 느낌은 아니었어요. 페이지도 많지 않았고요. 내용은 갈수록 어려워졌습니다. 한글 교재 중에, '아기가'라는 말 뒤에 오는 말로 '울어요'를 찾아야 하는 페이지가 있었는데, 통문자는 물론이고 아직 자음 모음도 모르는 아이가 소화하기엔 어려운 수준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혼자 했으면 당연히 못 했겠죠.

그런데 제가 옆에서 하나하나 짚어주며 그냥 통으로 알려주니 아이도 통으로 받아들이더라고요?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주었는데 잠시나마 암기를 하는 모습도 보여주어 신기했습니다.

 


슈퍼브이의 패드는 태블릿이예요. 제일 먼저 받아본 제품이라 모든 업체의 기기가 이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어요. 일단 화면이 큼지막하고 터치를 하면 바로 바로 넘어가는 것이 좋았습니다. 처리속도 빨라요.

거치대는 기기가 살짝 기울여지도록 만들어졌는데, 직각이 아니라서 보기 편했습니다. 참고로 이 거치대와 기기 색상은 처음에 체험신청을 할 때 고를 수가 있는데요. 노란색 슈키, 분홍색 이비가 있어요. 그 중 저는 슈키를 고른거예요.

 


또한, 이 기기는 당연한 말인지도 모르지만, 슈퍼브이 콘텐츠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일반 태블릿 같지만 바탕화면으로 넘어가거나 다른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어요. 여하튼, 전원을 켜게 되면 가장 먼저 보시게 될 화면이 이 화면입니다.

매일매일 오늘의 학습이 떠요. 이 오늘의 학습은, 부모가 지정을 할 수가 있지만 권장하는 스케쥴표가 있어요. 영어는 주 5회, 한글과 수학은 주 2회 학습이 표준이예요. (평균 소요 시간 25분) 한글과 수학은 최대 주 3회로 변경 가능하며 선택 학습(수학, 영어)도 표준 시간표로 배정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시간표 변경은 담당 선생님에게 문의하시면 돼요.

이 오늘의 학습을 다 마쳐야지만 다른 콘텐츠도 즐길 수가 있어요. 그래서 아이가 버거워하면서 흥미가 떨어지려고 하면 설정에 들어가 이 스케쥴을 조정해줄 수 있어요. 그런데 중요한 건, 그 횟수가 정해져 있었어요. 그럴 땐, 담당 선생님에게 말씀 해달라고 하셨어요. 조절 해 주신다고요.

 


왼쪽 하단의 '슈퍼브이 브레인'은 코딩게임이예요. 어느 쪽이 더 무거운지 찾기, 다른 그림 찾기, 미로 등이 있었습니다. 기억력, 공간지각력, 추리력, 시각변별력, 문제해결력, 수리력 6가지 영역이 있었고요. 이 중에서 또 각각 세 개의 게임으로 나뉘어져요. 총 18가지의 코딩게임을 해 볼 수가 있지요.

게임은 스텝이 있어요. 하나를 클리어하면 다음 놀이가 열리는 형식인데 당연히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요. 어떤 건 성인인 저도 머리를 꽤 써야 하는 문제들도 있더라고요.

 


'누리지식백과'는 신체건강, 자연탐구, 사회관계, 예술경험, 의사소통 네 파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슈퍼브이가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되어서 모든 영역에 콘텐츠가 다 차고 넘치는 건 아니었어요. 이 부분이 특히요. 하지만 현재 부지런히 업데이트 되고 있다고 해요.

슈퍼브이 콘텐츠는 자체제작 스토리 총 288편, 이건 타사 대비 최대 10배의 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 마음을 강하게 끌었던 건... 영어도서관에 영어책이 2,400여권 탑재되어 있다는 것이었어요.

 


메인화면에서 '슈퍼리딩'을 클릭하시면 이 화면을 보실 수가 있는데요. 스콜라스틱, 콜린스, 옥스포드 리더스 보이시죠. 엄마표 영어 하는 분들은 한 번쯤 들어본 이름들일 거예요. 책들에 AR, Lexile지수를 표시해 놓아 아이 수준별 맞춤 독서를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도 너무 좋았고요. 우리 아이는 이제 영어와 친숙해지는 과정인데 너무 어려운 영어가 나오면 당황스럽잖아요. 아예 카테고리가 나뉘어져 있어서 이용하기에 편했습니다.

아! 영어 하니까 생각 났는데 슈퍼브이에는 영어특별반이라는 게 있어요. 주 1회 한국어, 영어 프리토킹 가능한 선생님이 영상통화로 전담 관리를 해 주시는 것이라고 합니다. 유아화상영어를 알아보고 있던 차라 솔깃했는데, 그런데 저는 이걸 단념한 이유가... 7분만 소통이 가능하다고 해서요. 하하하.


 

상품 소개

 


슈퍼클래스, 슈퍼코칭클래스, 프라임영어특별반 세 가지로 나뉩니다. <슈퍼클래스>는 한글, 수학, 영어, 영어도서관과 슈퍼리딩 모두 제한 없이 무한 이용 가능하고요. 선생님 상담은 월 1회입니다. 가격은 1년 약정 기준 월 119,800원, 2년 약정 기준 월 99,800원이예요.

<슈퍼코칭클래스>는 슈퍼클래스와 마찬가지로 모든 콘텐츠 이용 가능하고요. 조금 다른 점이라면 월 1회 선생님 상담과 더불어 월 3회 선생님과 1:1 화상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가격은 1년 약정 기준 월 139,800원, 2년 약정 기준 월 119,800원이예요.

<프라임영어특별반>은 위와 동일하게 역시 모든 콘텐츠를 무한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다른 타입과 다른 점이라면 월 1회 선생님 상담과, 월 4회 1:1 화상 수업, 화상전용 리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격은 1년 약정 기준 월 149,800원, 2년 약정 기준 월 129,800원이예요.

또한, '형제상품'이라고 해서 최대 20%를 할인해 주는 것도 있는데 여기서 형제상품이란, 첫째 자녀 결제 기준 60일 이내에 추가로 슈퍼브이를 이용하게 되면 제공되는 혜택입니다.
*이 모든 정보는 슈퍼브이 홈페이지를 참고한 것입니다.

그런데 전화로 상담받을 때 저는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안내를 받았어요. 무료체험을 하고 신청을 하면 조금 더 할인을 해 주신다 하시더라고요. (예를들면... 슈퍼클래스 2년 약정이 원래는 99,800원인데 95,630원으로 안내를 받았어요.)

위약금은... 2년 약정이라고 쳤을 때, 4개월만 하고 그만둔다면, 남은 20개월 금액의 10% + 4개월 교재비를 지불해야 합니다. 교재는 무상제공되나 중간에 해지할 경우 이용한 교재비를 모두 납입해야 해요.

 
 


 


영어, 수학, 한글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해보겠습니다. 일단 <영어>. 세계 명작 애니를 볼 수 있어요. 까이유, 브레드 이발소, 클리포드, 아서가 준비되어 있어요. 영어노래도 있는데, 마더구스, 기본표현/일상생활, 나&가족&동물&환경, 크리스마스/할로윈 등 여러가지 주제의 노래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파닉스를 배울 수도 있는데요. 알파벳부터 단모음, 장모음, 이중자음, 이중모음까지 배울 수 있게 해 놓았더라고요. 다만 여기는 다른 옵션들에 비해 콘텐츠가 넉넉하진 않아요. 업데이트가 자주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밑에는 <추천학습>이라고 해서 랜덤으로 영상을 띄워 놓은 듯 한데 여기도 레벨이 나와있어요. SEL1부터 6까지. SEL1-2는 흥미로운 언어습득을 위한, 3-4는 본격적인 언어활용을 위한, 5-6는 자연스러운 언어발화를 위한 단계예요. 하나하나 세분화 되어 AR, Lexile, CCSS(북미학년수준), CEFR(유럽언어공통기준)까지도 다 나와있어요.

<채널V>는 슈퍼브이에서 특별제작한 채널이예요. 일상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크리스 선생님과 함께하는 장난감 언박싱, 클레이 혹은 슬라임을 이용하여 만드는 창의력 놀이영상 등 총 13개의 항목이 준비되어 있지요. 이 13개의 항목을 클릭하면 해당영상들이 나옵니다.

<모션북>도 AR 0.2부터 2.5까지 나뉘어져 있어요. 책을 읽어주는데, 화면이 애니메이션처럼 움직이는 거예요. (슈퍼리딩에 들어가시면 AR 8.6 수준까지의 책도 보실 수가 있습니다. 그건 내가 보게 되겠지만...)

 


<수학>으로 넘어갈게요. 기본학습 1단계 입문, 2단계 기본, 3단계 발전I, 3단계 발전II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선택학습에는 팩토키즈, 팩토Lv.1, 수학놀이터, 슈퍼브이 브레인이 있고요. 기본학습의 1단계에서는 같다 다르다 알기, 가로선 세로선 그리기, 사선/긴 직선 그리기 등의 활동을 할 수 있어요. 2단계에서는 1~10수 알기, 도형 알기 등을 할 수 있고요. 3단계에서는 1~50수의 순서와 크기 비교하기 등을 해 볼 수가 있습니다. 4단계는 몇백 알기, 세 자리 수 알기 등이 있네요.

선택학습의 <팩토키즈>는 제목에 쪽수가 나와있는 걸 보니 교재를 구매해서 봐야 더 좋은가봐요. 꼭 EBS같아요. 워크북 하기 좋아하는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팩토Lv.1도 마찬가지. 똑같은 선생님이 나와 강의를 해주세요. 물론! 강의는 유아수준 맞춤 설명입니다.

<수학놀이터>는 애니메이션 워크북 같은데요. 기본학습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놀이하며 실력을 더욱 탄탄하게 쌓는거예요. 기본학습의 입문, 기본, 발전I, 발전II에 따라 수학놀이터도 똑같이 항목이 나뉩니다.

 


<한글>은 1단계 그림한글, 2단계 소리한글, 3단계 문장한글이예요. 1단계 그림한글은 통문자, 통문자 확장, 한 글자, 낱말 분리 합성이라는 단계로 나아가고, 2단계 소리한글은 모음과 자음, 쌍자음&복잡한 모음, 자모 합성, 받침으로 나아갑니다. 3단계 문장한글은 문장 기초, 문장 응용, 품사&어휘, 문법 초급 순으로 진행이 되고 있네요. 모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위는 한글의 기본 학습이었고요. 선택 학습으로는 한글놀이터, 한글쓰기, 한글 도서관 세 개가 있는데 <한글 놀이터>는 전체 다 애니메이션으로 되어 있으며 손 그림을 보여주고 '손'이라는 단어를 맞출 수 있는지를 보는 통문자 놀이, 모음들을 등에 업고 가는 물고기 중 모음 'ㅣ'를 찾아낼 수 있는지를 보는 자음&모음 놀이, 문어가 '움직여요', '울어요' 중 '움직여요'를 골라낼 수 있는가를 보는 문장 놀이가 있어요.

<한글쓰기>는 그림을 보고 맞는 글자를 골라낼 수 있는지를 보는 게임과 더불어 아이가 펜을 쥐고 또박또박 자모와 문장을 써볼 수 있는 곳이고요. <한글도서관>은 생활, 탐구, 사회, 언어 영역과 모션북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각각의 책에 권장연령이 적혀있어 편해요. 그런데 4세 책은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6, 7세용이 많았어요.

 
 





슈퍼브이는 수준별, 연령별로 체계화된 4단계로 1단계 입문은 4-5세, 2단계 기본은 6세, 3단계 발전I는 7-8세(초1과정), 4단계 발전II는 7-8세(초1~2과정)를 권장하고 있었는데요. 잘만 활용한다면 저학년 수학 핵심개념과 융합적 사고력을 놀면서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특징을 이야기하고 마무리 할게요. 캐릭터 육성 프로그램도 있어요. 아이가 열심히 한 만큼 비타민이라는 보상을 주는데요. 그 비타민을 가지고 '마이 슈퍼V'에 들어가 캐릭터를 육성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밥도 먹이고, 씻기고, 잠도 재울 수 있어요. 비타민이 있어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므로 아이는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콘텐츠를 보아야 하죠. (마이 슈퍼V는 하루에 20분으로 시간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슈퍼브이의 특장점이라고 생각되는 영어 흘려듣기. 와이파이 연결 없이도 어디서나 영어 음원을 들을 수가 있어요. 최근 학습한 영어 콘텐츠를 음원으로 추출하여 듣는 것입니다. 슈퍼브이는 기기에 따로 손잡이가 달려있어서 이동시 최소 영어 흘려듣기부터 여러 콘텐츠를 다른 기기에 비해 더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진짜 마지막으로. 교재는 3달에 한 번씩 오는데요. 한글, 수학 50페이지 정도 되는 도톰한 교재 각 1권씩, 한글 문해력 책 1권, 가이드북, 영어 스토리북 9권, 워크북 3권 이렇게 15권이 배달되어 온다고 합니다. 교재, 지면 활동북으로 온-오프 100% 연계 학습이 가능하다고 해요.

 
 





말이 길어졌네요. 제 개인적인 총평은, 슈퍼브이 좋아요. 다른 학습패드와 함께 놓고 비교해 보아 더 좋아보였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화면 크고, 선명하고, 콘텐츠도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훌륭한 것 같습니다.

저는 넷플릭스, 쿠키즈에 더 마음이 가 있는 아이 마음을 살피는 데 체험기간으론 부족했어서 선생님과 상의 후 일단 3개월만 해 보기로 했어요. (슈퍼코칭클래스 2년 약정 상품인데 3개월 우선 해보고 괜찮으면 연장, 아니다 싶으면 그대로 끝!) 고민을 많이 한 제게 주신 선생님의 최후의 수단이었습니다. 괜찮으면 1년, 더 괜찮으면 2년 연장할 거예요.

약정기간이 끝나면 기기는 반납을 해야 하는데요. 그건 좀 아쉬워요. 여튼, 여유가 된다면 슈퍼브이 3개월 후기, 1년 후기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부디 현명한 판단을 내리시는 데 이 글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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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올해 네 살이 되어 그런지 이제는 더더욱 소리 나는 장난감보다 교구에 관심이 가요. 최근에 아이 친구 엄마에게서 보드게임을 하나 선물 받았는데요. 아이가 무척 좋아해서 거짓말 조금 보태 저와 함께 한 100번은 했을거예요. 제가 그 이후로 유아보드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요.

 

 

4세 유아보드게임 양말 몬스터 Smelly Wellies (오차드토이즈) 후기

꽤 괜찮은 보드게임을 선물 받았습니다. 저희 집 아이는 이제 4살이 되었는데요. 4살이 된 지 오늘로 10일차니까 3살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죠. 3~4세 아이들이 보드게임 입문용으로 접하기 좋은 제

hyunaver.tistory.com

 

위 링크의 게임이에요. 갓 4살 된 36개월 우리 아이가 들고 다니며 하자고 조르는 보드게임입니다. 아이 또래 친구들도 좋아할 만한, 어렵지 않다고 느낄 만한 난이도로 만들어져 있어요. 입문용으로 추천하는 바이니 유아 입문용 보드게임 찾고 계시다면 참고하시면 좋겠어요.

오늘 리뷰하려는 젤라또 보드게임은 쉽기는 하나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연령대는 4, 5살이에요. 한 번 생각해서 되는 게 아니라 두 세 번 머리를 굴리고 굴려야 해서요. 게다가 젤라또를 옮기는 과정에서 인내심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이가 화를 내는 모습을 보실 수도 있으니... 너무 어린 아이들에게는 권하지 않으시는 걸 추천 드릴게요.

 


가격 먼저 말씀 드릴게요. 인터넷에서 현재 최저가는 2만원 초반대의 가격대로 형성이 되어 있더라고요. 저는 2만원 중반대의 가격으로 구매 했습니다.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고요. 그래서 선물용으로도 좋은 것 같습니다. (tmi지만 포장하기에도 깔끔할 것 같아요.)

 


구성은 아이스크림콘, 젤라또(공), 설명서, 카드 입니다. 카드는 모두 54장, 콘은 16개, 젤라또는 12개예요. 콘 16개는 초록, 분홍, 노랑, 파랑 각각 4개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젤라또는 초록, 분홍, 노랑색이 각 4개인 반면 파랑은 아예 없습니다. 왜인고 하면, 게임 룰에 의해 파랑은 없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게임 방식은 이러합니다.

 

 

<게임 방식>

1. 주문서 카드를 한 장 뽑는다.
2. 젤라또를 이리저리 이동시켜 카드와 같은 그림을 만든다. *이 때, 젤라또는 절대 손으로 옮기지 않는다. 콘에서 콘으로 옮길 것!
3. 주문서를 제일 먼저 완성하는 사람이 승리! 그 카드를 획득하게 된다.


젤라또를 이리저리 이동 시켜 만들어야 하는 주문서 카드 그림은, 보시면 아시겠지만 처음에 하나의 콘 위에 아무것도 없어야만 가능합니다. 이동할 곳이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우리 아이는 처음엔 그게 이해가 잘 안 가는 모양이더군요. 설명을 해주어도 왜 파란색만 젤라또가 없냐는 질문을 여러 번 했어요. 그리고 초반에는 룰 이해도 못 한다기보단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는 눈치였어요. 이 게임에서 중요한 규칙이 '젤라또는 콘에서 콘으로 옮겨야 함'인데, 그 룰을 과감히 깨고, 잘 안 될 때는 손으로 옮기기도 하더라고요. 계속 설명을 해주니 지금은 곧잘 하지만요. (부모님의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이 게임은 콘에서 콘으로 젤라또를 옮기는 게 기본이에요. 하지만 어른에겐 쉬워 보여도, 아이들은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거든요. 처음 해 보는거니까. 하나의 젤라또를 옮겨 성공하는 경험부터 시켜주세요. 뿌듯함을 느끼면 그 다음부터는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하려고 할 거예요.

참고로 위 사진의 주문서 카드 난이도는 조금 있는 편입니다. 전부 저렇게 쌓아야만 하는 건 아니예요. 콘을 쌓지 않고 젤라또만 옮겨 완성 시킬 수 있는 카드도 많아요. 그래서 아이가 어려워 한다면, 그러한 카드만 미리 준비하여 둔 뒤 게임 진행을 하게 해주시는 것도 현명한 방법일 것 같아요.

 


이 보드게임이 어려운 점은 젤라또를 옮길 때와, 젤라또 위에 콘을 쌓을 때 집중력을 발휘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예요. 젠가처럼 조심 조심 옮겨야 해요. 안 그러면 무너지니까.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여러 번 하다보면 무언가에 집중하는 집중력을 기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카드를 보고 주문서대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관찰력도 기를 수 있겠고요.

그리고 제가 직접 해보니 때때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느샌가 '효율'을 좀 따지게 돼요. 이 콘으로 옮겼다가 저 콘으로 옮겼다가를 반복하다 보면... '이 방법보단 이게 더 빠를 것 같은데?' 판단이 들 때가 있어요.

게임을 하다가 아이가 멈칫 할 때가 있는데요. 저는 그 신호를 좋아해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거니까요. 아이가 젤라또를 만들 때 저는 최대한 가만히 있습니다. 틀려도 되니까 포기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닦달하지 않을테니 포기하지 않았으면. 이 게임으로 인해 두뇌가 발달 되었으면 하는 욕심은 없어요. 내가 해냈다는 자신감, 성취감을 얻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방식 간단하죠. 꼭 지켜야 하는 규칙만 좀 미리 일러주면, 그 후에는 주문서 카드 그림이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부모가 가타부타 언질을 할 필요가 없어요.

서두에 제가 4, 5살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게임이라고 얘기 했는데, 더 어린 친구들도 할 수는 있어요. 부모가 재량껏 더 쉬운 난이도로 만들어서 할 수 있게만 해준다면요. (이를테면 '콘에서 콘으로 젤라또 옮기기'라든가 '젤라또 위에 콘을 엎으면 성공!'이라든가...) 아이의 연령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해보세요.

이 보드게임은 자랑할 만한 좋은 점이 있어요. 바로 알려드릴게요. 일단, 재료를 담을 수 있는 보관함이 있다는거예요. 보관만 잘 하면 오래 가지고 놀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과 콘이 무겁거나 거칠지 않아요. 어린 아이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아 보여요. 공은 단단한 편이지만 가볍고요. 콘은 실제를 떠올리게 하는 디테일을 살려 제작되어 현실감이 있어요. 주문서 카드는 총 54개로, 넉넉한 편이기 때문에 다양한 젤라또를 만들 수 있어 쉽게 지루함을 느낄 것 같지도 않아요.

반대로 단점도 얘기해볼까요? 구성품이 너무 많아요. 보관함이 있기는 하나 아이가 던지면 무용지물이죠. 어딘가로 숨어버리기라도 하면... 하나하나 찾으러 다니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사실 저는 벌써 콘이며 공, 심지어 주문서까지 몇 장 잃어버렸어요. 처음엔 열심히 찾으러 다녔는데 이젠 힘들어서 있는 것들로만 가지고 놀고 있네요...😮‍💨

 

 




이 보드게임을 처음 아이에게 보여주었을 때 아직 어리다는 생각에, 규칙 및 방식을 허술하게 알려주었던 기억이 나요. 지금 생각하면 그래서 흥미를 덜 보였던건가... 싶기도 합니다. 이젠 제법 어린이 같으니 진지하게 설명을 해주어야겠어요. 잘 안 된다고 집어던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 때를 대비하여 제 말과 행동도 준비를 해야겠네요. 리뷰를 다 하고나니 이 게임의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아이와 부모의 인내심인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진심이에요) 잊지말고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이가 좋아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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