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우스

문화센터 베베플레이쿡 수업 후기, 가을이 왔어요! (+도토리묵 촉감놀이) 본문

유하우스/엄마표놀이 & 유아수업 👩‍👦

문화센터 베베플레이쿡 수업 후기, 가을이 왔어요! (+도토리묵 촉감놀이)

유하우스 2021. 10. 21. 00:33


정말 봄 여어어어어어름 갈 겨어어어어어울이네요. 기온이 많이 내려갔어요. 다들 밖에 나가실 때 옷 단디 여미시길 바라요. 전 아이와 두껍게 옷을 입고, 택시 타고 호다닥 문센 다녀 왔어요.

베베플레이쿡은요. 저도 우연히 알게 된 강좌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검색 결과가 별로 없는 게 놀라울 정도예요. 식재료를 이용한 오감놀이, 재료를 이용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는 건, 체육 미술 음악 같은 수업이 넘쳐나는 가운데 메리트가 있는 게 아닌가 싶거든요? (다른 거 다 제쳐두고, 이게 짱이야! 이건 아니지만) 조금 의아해요. 물론 제 생각이 모두와 같을 수는 당연히 없겠지만요.



오늘도 식재료를 이용해 실컷 놀아봤어요. 오늘 주제는 '도토리'였고요. 그래서 음식은 '도토리묵'이였어요. 하지만 도토리묵은 식감이나 향이 평범한 편이 아니라 먹어보는 시간은 생략하신 것 같아요. 오늘은 음식을 먹어보진 않았습니다.


수업은 체조와 마사지로 시작되어요. 마사지는, 아기를 무릎에 앉혀놓고 발가락부터 머리까지 노래에 맞춰 주무르고 꼭꼭 눌러주며 스킨십을 해주는거예요. 일춘기 온 저희 아기는 하지말라고 싫어했지만, 알콩달콩하고 귀염뽀짝한 시간인 것 같아요.


그리고 선생님이 미니 탬버린을 손에 들고 직접 돌아다니시며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세요. 이 두 가지가 베베플레이쿡의 오프닝이에요.

 



허수아비와 도토리, 밤, 낙엽.. 보자마자 가을을 연상시키는 따뜻한 매트는 수업 시작 전부터 깔려 있었어요.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선생님은 일단, 엄마들에게 귀여운 다람쥐 옷과 머리띠를 나눠 주셨는데요. 세상에...

오늘의 의상 너무나 깜찍해서 엄마인 저는 감탄을 넘어 또 한 번 사랑에 빠지고 말았어요. 아기 다람쥐라니... 죽어가는 모든 것을 소생시킬 수 있을 것 같은 치명적인 귀여움이었어요. 홀딱 반해서 사진을 몇 장이나 찍었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우수수 낙엽을 쏟아부어 주셨어요. 색깔은 빨강, 노랑. 자세히보니 진짜 낙엽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바스락 소리가 안 나 조금 아쉽긴 했지만, 낙엽과 매우 흡사한 형태가 나름 훌륭하다고 생각했어요.


뒤이어 밤과 도토리도 쏟아부어 주셨답니다. 인형처럼 통통한 녀석들이었어요. 밤은 갈색 밤도 있고, 노오란 밤도 있고- 또, 양이 많아서 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자기 앞에 원하는 만큼 가져다 놓아 놀 수 있었어요.

새삼... 매트와 빨간 낙엽을 보니 이런 풍경을 언제 마지막으로 봤나 싶은데, 도대체 날씨가 왜 이렇게 된 거죠? 가을 어디 간 거에요?!


참, 설명을 빼먹었는데 아이가 지금 손에 쥐고 있는 다람쥐는 수업 전에 선생님이 놀이로써 나눠주신 아이템이에요.

그 앞의 다람쥐 교구는 나눠주신 바구니에, 다람쥐 얼굴을 붙여 만든거고요. 우리는 다람쥐에게 도토리를 줘보았어요. 입에 다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줘보았어요. 하지만 아이는 별로 재미없어 하더라고요.

 



재미있어 하던 부분은, 도토리를 상자에 정리할 때. 정말 옮기고, 쏟고, 운반하는 작업을 좋아하는 아가에요...


모든 교구를 다 정리하자 드디어 마지막 주자가 나왔어요. 으... 선생님 말씀은 귀담아 들어야 하건만, 저번주에 다음주는 도토리묵 촉감놀이를 할 것이므로 옷이 더러워질 수 있으니 여벌옷이나 앞치마를 챙겨오라고 미리 알려주셨었는데, 그새 까먹고 말았어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옷을 두 겹 입고 와서요! 겉옷 벗고, 양말 벗고, 촉감놀이를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주었어요. 하고 말고는 아기의 선택에 맡겼고요.

 



차갑고 탱탱하고 말랑말랑한 도토리묵을 우리는 이렇게 가지고 놀았어요.

1. 빨대 꽂아 생일 축하 노래 부르기
2. 빨대를 꽂았다 빼면 빨대에 도토리묵이 끼는데, 손으로 밀어 쏘옥 빼낸 뒤 지렁이라도 본 듯 놀라며 재밌어하기
3. 나이프로 자르고 찌르기
4. 비닐을 덮은 뒤 손과 발, 엉덩이로 치대기

아이가 손에 도토리묵이 묻을 때마다 닦아달라고 해서 제대로 된 촉감놀이, 온 몸으로 하는 촉감놀이는 할 수 없었지만, 아이가 즐겁게 놀았다면 됐어요. 오늘도 성공이에요. 나중에 마음이 내키면 온 몸으로 놀겠죠, 뭐.

수업이 끝났어요.



그리고 제가 사는 지역에서의 베베플레이쿡 수업도 오늘로 끝났어요. 아이가 팝콘을 들고 먹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런 모습을 하나라도 더 기억에 담고 싶은 마음에 너무 아쉽네요. 이사 갈 지역의 문센에서도 일단 있나 찾아는 봐야겠어요, 자의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 그만두는거라 미련이 남네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