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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우스
노래하는크레용 수업 후기, 진흙 목욕하는 돼지처럼 🐷 본문
이 날은 음악, 미술 중 미술 시간이었어요. 노크는 저번 주 주제와 이어지기 때문에 귀여운 돼지 꾸꾸가 다시 찾아왔는데요. (손에 끼우는 교구 모습으로) 잠시였지만 반가웠답니다.
사진은 업로드할 것이 너무 많아 첨부 하지 않으려고요. 꾸꾸 모습이 궁금하신 분들은 저번 주 링크 첨부할테니 참고해주세요!
꾸꾸와 인사를 끝내고, 선생님은 동그란 알 두어개를 차례대로 천천히 보여주시고, 손바닥으로 촉감을 느껴보도록 굴려 주셨어요. 그리고 커다란 바트를 하나 꺼내셨어요.
이 안에 한 알씩 떨어뜨리며 소리를 먼저 들어봤어요. 뒤이어 쏟아부으며 나는 큰 소리도 들어봤고요. 무게감이 있어 소리가 참 크더라고요. 그 후엔 아이의 발을 숨겨보며 촉감을 느껴보도록 해주셨어요.
그 동그란 알은 바로 '황토볼'이었어요. 황토는 동의보감에도 나올만큼 효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죠. 황토는 원적외선 방사로 인해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데요. (정확히는 원적외선 열작용→피부에 침투→혈액순환 촉진→몸 속 노폐물 제거 순)
그런데 저는... 이 황토가 아이에게 안전한 것인지 사실 궁금했어요. 유아 수업 재료로 쓰일 정도면 위험하진 않겠지만, 평소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재료가 아니다보니 괜찮은가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찾아봤어요. 그리고 두 가지 사례를 발견했어요.
메디클레이 라는 미스트 제품이 있어요. 이 제품은 성분에 황토추출물 지장수를 함유하고 있는데요. 제품을 만든 대표는 이 제품이 갓난아기부터 문제성 피부로 고민하는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인터뷰 한 바 있어요. 그리고 이런 말을 덧붙였더라고요. "아기의 피부는 한 번 상하면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들기 때문에 빠르게 진정, 재생 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황토 추출물 지장수이다."라고요.
그리고 이건 십 년 전 이야기긴한데요. LG생활건강에서 황토가 함유된 기능성 아기 기저귀를 출시해 한국 원적외선 응용평가 연구원으로부터 품질 인정을 받은 적이 있었더라고요. 황토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을 이용해 혈액 흐름을 촉진 시켜주고, 항균 작용과 탈취 기능이 뛰어나 연약한 아기 피부를 보호해 준다고 회사 측은 강조를 했었어요.
황토에 의한 아기 피부 부작용이나 주의사항을 다행히 저는 못 찾았어요. 아기도 쓸 수 있는 미스트, 그리고 무려 기저귀! 의 정보를 접하고 나니 이제는 의문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일 황토 촉감놀이를 해줄 것은 아니지만 아기가 직접적으로 만지고 경험한 것이다보니 궁금했어요)
수업 내용으로 돌아올게요. 아이는 엉덩이로 촉감을 느껴보고 있어요. 무서워 하지도 않고 선생님께 몸을 맡기더라고요. 재밌었나봐요.
이건 플라스틱 컵에 황토볼을 담은 뒤 꽂을 꽂아보는 활동이에요. 하지만 아이는 저 플라스틱 컵을 보자마자 황토볼을 담고 따르기 바빠서, 꽃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몇 초 뒤 바트 옆에 나뒹굴게 되었어요. (평소 담고 따르는 활동을 굉장히 좋아해요. 아마 웬만큼 재미있는게 아니고서는 눈길을 끌 수 없었을거예요)
저희 애기는 평소 키즈카페에서도 편백나무존을 가장 좋아하고, 거기서 양동이와 삽으로 담고 쏟고 하며 기본 삼십 분은 놀아요. 그리고 저희 집에 러닝타워가 있어요. 그 위에 올라가 이 젖병에서 저 젖병으로 물을 옮겨 담고 쏟고, 그렇게 올라가 있으면 저는 한숨 자도 될 정도로 혼자 잘 놀더라고요.
이 활동이요. 어른한텐 쉬워 보이지만 눈손협응력도 발달이 잘 되어야 하고, 근육조절력도 필요한 거거든요. 집중력도 발휘해야 하고요. 질서감, 독립심 등을 기르는데에도 좋은 작업이라서 엄마인 저는 열렬히 지지해주고 있어요.
아, 그리고 러닝타워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아기는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싱크대 밑으로 물을 흘리지 않은 날이 없어요. (예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물을 담은 그릇째 바닥으로 쏟아버릴 때도 있답니다. 그럴 때 저는 싱크대에서만 놀아야 한다고 일러주고, 준비해 둔 수건으로 바닥을 닦아요. 자기조절능력은 자유의지에 의한 반복학습으로 향상된다고 믿거든요. 능력과 규칙을 스스로 내면화 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어요.
사진을 보고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다시 수업 내용으로 돌아갈게요.
선생님은 컵을 하나가 되도록 포개고, 그 안에서 황토볼이 흔들리는 모습, 뚜껑에서 뱅글뱅글 돌아가는 모습 등을 보여주셨어요. 그리고 삽을 꺼내주셔서 삽으로 컵에 황토볼을 담아보기도 했고요. 그럴 때마다 나는 소리는 정말 컸어요. 황토볼이 무게감이 있어 떨어질 때마다 큰 소리가 나더라고요. (그리고 가볍지 않아 잘 떠지지도 않았네요)
황토볼이 들어가고나자 이번엔 황토가루가 등장했어요. 아이가 물을 쭈욱 짜면 선생님이 붓으로 가루를 잘 풀어주시는 역할을 하셨어요. 아이에게도 붓을 건네주며 해보지 않겠느냐고 하니 빨리 물 다시 달래요. (호불호 확실함)
그렇게 풀어진 황토기루가 마침내 진흙처럼 되었어요. 손에도 발에도 발라보고 놀았어요. 선생님이 물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고 말씀 하셨는데 조금 묽게 된 편인가봐요.
그렇게 황토팩하듯 놀다가 돼지도 진흙 목욕을 시켜주었어요. 붓으로 쓱싹거리며 잘 놀더라고요. 귀도 다리도 엉덩이도 꼼꼼하게 터치해주었어요.
수업이 끝나고 저는 아이를 뒤에서 안고 바로 화장실로 직행했습니다. 잘 안 지워진다고 하셔서 걱정 했는데, 다행히 피부에 닿은 건 잘 지워졌어요. 엉덩이에도 황토가루가 잔뜩 묻었기 때문에 닦아주다가 세면대에서 의도치 않은 목욕을 하게 되었었네요. 그러고 나오니 선생님은 아직 정리 중이시더군요. 역시나 뒷정리가 힘든 황토 촉감놀이...
수업이 아니었다면 엄두도 못 냈을 재료라고 새삼 다시금 생각했어요. 이 날의 노크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끄읕!
+) 정들 때 되니까 이사가는 이 지역에서의 마지막 노크 수업이었습니다. 능력 있고 착하신 선생님이 저희 아이를 맡아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좋은 기억을 주셔서 이사가서도 노크는 계속 진행을 해보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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