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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우스/아이의 책 & 문화생활 🧸

10월 셋째 주 책육아 / 엄마보다 적극적인 아이

유하우스 2021. 11. 11. 01:19


10월 셋째 주면 이사 전이네요. 지금은 이미 이사했고요. 이사 일주일 전이라 집이 아마 매우 지저분할거예요. 덜 놀라시라고 미리 말씀 드립니다.



10월이면 저희 아이 20개월일 때인데요.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몇달 전부터 '흡수 할 준비'가 되어 있달까요? 무언가를 제시하면 기다렸다는 듯 집중하여 몰입해버리고, 심지어는 체력이든 뭐든간의 이유로 제가 먼저 나가떨어질 때도 있었어요.

아이는 이제사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 같아요. 언어든 뭐든. 언어폭발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에게 엄마가 골골대느라 예전처럼 여러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에요.

달걀 깨뜨리기


아침에 일어나 제 컨디션을 한 번 보고 괜찮다 싶은 날은 평소 해주고 싶었던 놀이 혹은 아이가 좋아할 것 같은 놀이를 찾아 하게 해줘요.

이 날은 냉장고에 달걀이 두 팩 있길래 한 팩을 꺼내줬어요. 흰자와 노른자 구분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작업이에요. 하지만 아이가 다른 것에 더 몰입해서 내버려뒀어요.

아이는 달걀을 깨뜨리는 일, 노른자를 터뜨리는 일, 푼 달걀을 국자나 수저로 옮겨담는 일 등을 더 좋아하더라고요.

그리고 최근들어서부터 수도꼭지를 스스로 작동하고 싶어해요. 틀고, 끄고, 자신의 능력을 한 개 두 개 늘려나가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달걀껍질 망치로 부서뜨리기


달걀껍질은 정리해서 가지고 내려와 장난감 망치로 내리쳐봤어요. 부서뜨려서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지는 모습 그리고 내리칠 때 나는 소리를 들어보라고요.

자연이통통, 땅친구물친구


다 놀고 난 다음에는 거실로 와 달걀을 낳은 닭을 책으로 만나봤어요. 두 책 모두 닭과 병아리에 관한 내용만 잔뜩 있고 달걀은 언급이 적어 아쉬웠는데요. 적은 내용이나마 아이에게 들려줬어요.



암탉은 하루에 달걀을 1개 정도만 낳는다는 사실, 품는 동안 알이 골고루 따뜻해지도록 부리로 알을 굴려서 알의 위치를 바꿔준다는 사실, 달걀은 흰색도 있고 갈색도 있다는 사실을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얘기해줬어요. 닭이 어떻게 해야 병아리가 아닌 달걀을 낳는지도요. (달걀 안 흰자와 노른자가 가진 각각의 명칭, 유정란 무정란 등은 아직 너무 어려울 것 같아 패스했어요)

아이는 그닥 흥미를 보이지 않았어요. 계란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긴 한데, 이걸 닭이 낳은거라고 아직 실감하지는 못하는 눈치예요.

달걀로 만든 음식


마침 냉장고에 메추리알과 계란말이가 있어서 잘됐다 싶어 꺼내줬어요. (메추리알은 엄연히 따지면 메추리가 낳은거긴 하지만)

아까 깨뜨린 그 달걀로 만드는거야... 라고 말은 해보긴 했는데, 냠냠. 뭐라는거야 냠냠. 약간 이런 느낌...

돌잡이한글 워크북


다른 날이에요. 이제는 실사랑 그림을 동시에 보여주어도 똑같은 사물이면 똑같다고 분류할 줄 알아요. 그래서 사과 자리에 사과 놓고, 바나나 자리에 바나나 놓고 가 돼요. 워크북에서 뜯은 과일을 책의 알맞은 부분에 스스로 올려보더라고요. 하지만...

이건 아이가 별로 재미없어해서 금방 마무리 하고 다음 책으로 넘어갔어요.



+ 근데 돌잡이한글은 왜 돌잡이한글이에요? 두돌잡이로 이름 좀 바꿔줘요. 돌잡이 때 괜히 오픈했다가 찍찍이 다 잃어버렸자나요🤦‍♀️


아이는 토끼 입에 사과, 바나나, 귤 등을 넣어주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그러라고 있는 토끼인 건 맞는데요, 너무 좋아해서 토끼 데리고 둘이 어디 가버려 저는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가...🤦‍♀️ 제가 토끼를 데리고 상황극을 할 걸 그랬어요. 책상에 놓아두는 게 아니라...🤦‍♀️


사진 찍지 못한 책


<공룡대발이, 같이 준비해요>

대발이가 가족들 일손을 돕는 내용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라 뭘하든 실수투성이.. 꾸중을 듣고 시무룩해져있다가 할머니의 위로로 다시 기운을 차리는데요. 문득, 요즘 제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어요.

아이의 자발적인 참여로 성취감과 자신감을 심어주려 했던 지난 날과 종이컵에 담긴 물을 흘릴까봐 구태여 먹여주고 있는 제 모습이 대조되어 말문이 턱 막혔어요. 이제 뭘 하면 어떤 실수를 할 지 훤히 아니까, 제가 덜 귀찮으려고.. 아이가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다 빼앗고 있었더라고요. 제 역할은 물을 먹여주는게 아니라 흘리면 닦아주고 새 물을 다시 먹을 수 있게 도와주는건데..

꾸중을 듣고 다시 기운을 차린 대발이는 어떻게든 다시 시도할 기회라도 얻었지만 저희 아이는....🤦‍♀️ 아효, 반성해야겠어요.


<애플비아이튼튼, 오늘도 자장자장>
왜 아이자니... 안 자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데 마침 이걸 꺼내오더라고요. 마침 달 됐다 싶어 달님에 빙의해 시간이 늦었으니 언능 자라고 말해줬어요. 달님이 노래도 불러줬어요. 잘자라 우리 아가~

oo도 불러줘, 하니까 책 속 주인공한테 자잘아~ 해주는 모습 넘 귀엽더라고요. (주인공이 달님 힘들까봐 공이랑 전등이랑 종이로 만든 달을 하늘로 올려보내고, 달은 내려와서 자요~ 하는 내용인데, 요 내용 자체도 좋아하더라고요. 내용 순수그자체..)

평소 달을 좋아해 이 책 반복해 읽고 난 후 제게 안아달라해서 달에게 고마웠어요.





일주일 동안 당연히 이 책들만 읽은 건 아니고요. 😅 기억이 나는 것, 기록해 둔 것 위주로 작성해보았어요. 제안하는 족족 잘 따라와주는 아이를 보니 제가 힘을 더 내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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