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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어니스트 헤밍웨이 - 가진자와 못 가진자 (스포주의)

유하우스 2020. 2. 3. 12:15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헤밍웨이의 하드보일드풍 작품이다. (그의 하드보일드풍의 걸작으로는 '살인청부업자(1927)', '킬리만자로의 눈(1936)'등이 있다.)

정확한 시기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실업자가 급증하는 경제 공황기를 배경으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못 가진자들의 삶을 첨예하게 나타내었다.
배를 빌려주고 받는 뱃삯으로 아내와 딸들을 책임지는 가장 해리모건은 제 1부 <봄>에서 그간의 수고비를 모두 떼이는 사기를 당하고, 처자식을 위해서였겠지만 2, 3부의 가을, 겨울 사이 따뜻한 여름이 생략된 계기는 그간 거절해왔던 밀수업과 쿠바 중국인들 밀항에 가담하기로 작정하고부터 인 것 같다. 하지만 당시 떼인 돈이 현재의 집 한 채 값이며, 생업 수단인 낚시 장비를 모두 잃어버린 그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었으리라.
쿠바인에게 총을 맞고 외팔이가 되어 물 위를 표류하다 미국 관리에게 배까지 압수당하는 신세가 되어 버린 후에도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해리도 앨버트도 먹고는 살아야 했으니까. 정신을 차리고 보면 그는 불쌍한 중국인들을 도와주겠답시고 어차피 죽을 인신매매업자 한 명을 죽였고, 또 다른 살인에 대비해 총을 장전하고 항해에 나섰다.
살인까지 한 그가 마침내 쿠바 은행강도들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데….

 

그는 결국 자신의 배에서 총을 맞는다.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바꿀 수 없다는 미묘한 말을 남긴 채. 뱃사람이 누릴 최소한의 행복마저 앗아간 이들은 결국 가진자들일까?
제목이 얘기하는 가진자는 작품 후반부에 살짝 나온다. 요트를 소유한 소수의 부유층이 언급되는데 아주 살짝 고개만 빼꼼한거라 못 가진자들의 구차한 삶이 더욱 강조되어 보인다.
실제로 당시 시대상은 쿠바의 마차도 정권이 무너지고 군부 쿠데타를 거쳐 격변의 혼란기를 겪은 후 미국이 정치, 군사, 경제적으로 쿠바를 지배했을 때였으니, 그 때 발흥한 쿠바의 독립을 열망하는 사회주의 혁명 세력 군단과 부유 속에 헤엄치는 자들이 서글픈 차이를 보였던 시기였다. (미국이 1898년 에스파냐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 1959년까지 쿠바를 점령한 60년의 모든 시간이 담기지는 않았다. 책은 1937년에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1930년대 평균 가구소득이 200달러인데 반해 극중 인물 앨버트는 정부 구호 프로그램의 일을 하고 매주 7.5달러를 받았다.
사실 굳이 전쟁을 하는 중이 아니어도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모습과 별반 다를게 없다.

 

이와같은 공황이 계속된다면 현재의 우리는 우울증에 걸리거나 자살을 시도하는데, 언젠가는 목숨을 구제하려고 다른 사람을 위협하고 짓밟아버리는것에 '익숙해질수도' 있다.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실업자들을 궁지로 몰아넣으면 안된다. 개인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의 권리를 빼앗지 말자. 요트주인은 계속 요트주인이고 해리는 죽는 사회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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