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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요시다슈이치 - 사랑에난폭 (스포주의) 본문
일본 중견 작가 요시다 슈이치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 등에 의해 발전한 일본 '팝 문학'의 정점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작품으로는 '파크 라이프'와 '퍼레이드'등이 있는데 작품들이 차례대로 일본 순수문학을 대표하는 아쿠타가와상과, 대중문학을 대표하는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하면서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작가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사랑에 난폭'을 읽고 간결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문체가 맘에 들어 나는 다음번에도 책을 들테지만, 그 땐 작가의 입장에서 본 솔직한 남자의 심리를 엿보고 싶다.
책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모모코와 내연녀가 번갈아가며 자신의 일기를 공개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는 건, 남성 작가임에도 대단히 날카로운 시선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대도 욕심이 나는 이유는 순수한 독자 입장에서 사고 원인 제공자 남편 마모루의 우유부단하고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심리가 너무도 궁금하기 때문이다.
자기 아들 감싸기에 급급한 철없는 시어머니 데루코의 아들이기에 얼렁뚱땅 이해가 되는 식으로 넘어갔지만, 그 나름대로의 복잡한 심경을 어디 한 번 구경이나 해봅시다 싶기도 하고 궁금하다.
대충 느낌이 왔겠지만 이건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를 제목으로 써도 손색이 없는 불륜 막장 스토리를 다룬 소설이다.
결혼 8년차 주부 모모코는 자신에게 늘 냉담하기만 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살뜰히 남편을 내조하는 전통적인 현대 여성이다. 자신의 특기를 살려 문화센터에서 수제 비누 만들기 강좌를 하고, 오는 길에 찬거리를 사서 시어머니와 남편의 식사를 책임지는 평범한 주부에게 불륜은 그야말로 느닷없는 우박처럼 떨어졌는데, 너무도 평온하였기에, 행복을 깨고 싶지 않았기에 모모코는 당장 눈 앞에 닥친 현실을 부정하기 급급했고 그러는 사이 어느새 그녀는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무서운 여자'가 되어있었다. 남편의 불륜 사실과 동시에 내연녀의 임신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땐 과연 내가 어떻게 대처하는게 옳은 것일까. 만약 내게 그런 불똥이 튄다면…
확실한 건, 나는 모모코와 정반대의 사람이라는 것이다.
내연녀의 존재 자체와 임신 여부는 나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내가 해결할 첫번째 미션은, 마치 혼령처럼 내곁에 떠도는 남편과의 관계를 차근차근 되짚어 나가는 일일 것이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참을 수 없는 관계가 되버린다면 그 무엇이 이유가 되었건 같이 살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편을 사랑하지도, 그렇다고 못마땅해하지도, 시어머니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지도, 그렇다고 모진 구박을 받지도 않았던 모모코에게 결혼생활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친한 옛 직장 동료에게 다시 한 번 회사에 일자리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지만 회사 여직원들의 험담을 통해 알게 된 직장 동료의 본심을 듣고 낙담해있던 찰나, 자신이 예전에 다녔던 회사보다 낮은 회사에 입사 지원서를 넣어도 기다렸다는 듯 떨어지고야 마는 자신의 무능함에 대한 두려움? 다시 시작하기에 늦은 것 같은 마흔이라는 나이와 결혼과 이혼의 꼬리표? 마흔이라면 나보다 족히 열 살은 더 많은 여자에게 주제 넘게 이 말을 남기고 싶다.
남편과 시어머니마저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누군가를 짓밟고 앞다퉈 달려나가는 시점에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지 않는건 스스로에게 내리는 형벌과 같다고.
다다미를 들고 흙을 파내 그 안에 들어가 남편과 시어머니의 대화를 들은 것과, 예전에 집에 함께 살았던 시아버지의 어머니, 사람들 말로는 '첩'의 억울함이 폭발한 '방화 사건'에 마음이 움직여 본인도 남의 집 화분에 불을 지르고 도망치는 신세가 되었으면 그걸로 충분히 됐다고 생각한다.
남편과 내연녀의 죄책감은 몽글몽글 살아있게 냅두고, 모모코는 신선한 새 책의 더 튼튼한 첫 장을 찬란하게 시작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잘 사는것이 최고의 복수라는 말을 피부로 절절히 느끼는 날이 올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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