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분유 20ml만 받아 먹던 그저 약고 유약했던 아가가 이렇게나 부쩍 커서 이젠 블록을 다 가지고 논다. 이 블록을 사준지는 지금 한 달 정도 된 것 같은데, 뭐 기대했던만큼 엄청 잘 가지고 놀지는 않지만 때때로 심심할 때 스스로 뚜껑을 열어 넓은 블록에 작은 블록을 끼워 맞추며 논다. 하지만 우리 집 16개월 아가 기준, 대박 육아템은 아니다. 빛을 발하기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베베 동물퍼즐 디럭스


구매 당시 일단, 아이의 눈에 잘 띄게 색깔이 쨍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모서리가 둥근것도.(매우 중요) 요즘 한창 동물들을 알아가는데 재미를 붙이고 있는 아가에게 동물 퍼즐은 흥미로운 장난감이 되어줄 것 같았다.

동물은 강아지, 고양이, 곰, 물개, 펭귄, 곰의 얼굴 모양이 있고, 똑같은 색깔의 몸통 블록이 다 각자 존재한다. 그리고 동물 블록 말고 오뚝이 블록, (작은 사이즈 하나, 큰 사이즈 하나) 바퀴 달린 오리 블록, 동물 블록 사이즈의 두 배인 블록들, 가장 큰 블록도 하나 있다. 말이 복잡한데 그냥 동봉되어 오는 부품도를 참고하거나, 구매 전이라면 구매 페이지를 참고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모든 블록은 어린 아이들(6~36개월)이 조립하기 쉽게 빡빡하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16개월 아기도 스스로 끼우고 빼고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런 것은 아니고, 간혹 끼웠다가 잘 안 빠지는 것이 있기도 하다. 그럴 때 우리 아가는 인상을 찌푸리며 안간힘을 쓴다. 그런 경험이 쌓이고 쌓이면 흥미를 잃으니 적절히 도와주어야 한다.

 



제품이 도착하면 '따라하기'와 스티커가 함께 오는데, '따라하기'란 말그대로 보여지는 이미지를 따라 만들어보란 뜻이다. 하지만 굳이 이미지로까지 만들어 첨부할 정도의 가치는 없어 보였다. (ex.큰 블록 위에 작은 블록, 그 위에 또 큰 블록 쌓기)


스티커는 아직 사용해보지 않았다. 밑의 다섯개의 동물 스티커는 동물 몸통 블록에 부착하란 의미인가 싶은데, 그럼 모습이 이상해질 것 같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냥 마음 가는대로 붙여도 될 것 같다.


사진은 블록을 뜯자마자 가지고 노는 모습을 찍은 것이다. 처음 보는 장난감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꽤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줬었다. 사진상 오른쪽의 블록은 남편이 쌓은 것이다. 왜 본인이 더 신났는지 하하...

글을 쓰면서 나는 블록을 그저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단 걸 깨달았다. 아이 눈에 띄어 가지고 놀면 좋고, 아니어도 괜찮은 그저 그런 장난감. 그런데 아닌 것 같다. 지금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전혀 조급하진 않지만, 같은 색깔을 인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교구' 라고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또한 색깔 뿐 아니라, 다양한 모양을 함께 만들어보고, 오뚝이&바퀴 달린 오리로 즐거운 놀이도 하면 좋을 것이다. 그로인해 얻게 되는 눈손협응력, 집중력, 성취감 등을 그동안 내가 간과했다. 조만간 블록을 펼쳐 놓고 아이가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겠다. 당연히 강요는 하지 않는다.

 



가격은 59,000원이다. 블록은 당근마켓 같은 중고장터에서 사려면 충분히 살 수도 있는데, 어린 아기들이 물고 빨고 할 수도 있고, 심하게 굴렀을(?)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그냥 새 것으로 샀다.

참, 세척은 다음과 같다.
[제품 구매 후 따뜻한 물(40도 이하)에 장난감 세척용 세제를 풀어 몇 분간 담갔다가 솔로 문질러 닦은 다음 마른 수건으로 닦기. 일주일에 1회 정도는 흐르는 물에 가볍게 세척 후 그늘에서 충분히 건조하여 사용]
제품 상세 페이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이렇게 하면 가장 좋겠지만 이렇게 해 줄 여력이 안 된다면, 물티슈나 토이클리너, 뿌리는 살균제라도 이용하여 컨디션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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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록은 볼 때마다 그 생각이 난다. 우리 집 아가는 저 바퀴 달린 오리를 보고, 타고 싶었나보다. 붕붕카처럼. 오리 위에 몸을 얹는 아가의 행동에 빵터졌더랬다. 이런 모습을 보면 역시 어린 아기라는 생각이 들어 자동반사적으로 껴안게 된다. 🥰 언제 생각해도 사랑스러워. 여하튼 중요한 건, 어떤 책이든 장난감이든 부모가 그 가치를 알아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놓치고 있는 아이의 세계를 넓혀 줄 유익한 아이템이 또 뭐가 있을까? 정신 잘 차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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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호호'는 생후 6개월부터 수업이 가능한 히히와, 24개월부터 수업이 가능한 호호 프로그램으로 나뉘어져 있다. 내가 히히호호에 전화를 걸었을 때 우리 아가는 6개월이어서 바로 수업이 가능한 상태였는데 대기를 해야 한다고 해서 그로부터 6개월을 더 기다렸다. 음, 중간에 포기하고 다른 스케쥴을 넣을까 고민도 많이 했는데 차례가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는 참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궁금했다. 히히호호는 워낙 유명한데다 실제로 추천도 많이 받았던 곳인지라 하다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해보고 싶었다.

우리 아이는 현재 16개월이고 수업을 받은지는 4개월이 다 되어간다. 수업료가 다른 방문수업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 선생님이 챙겨오시는 준비물이 비교적 간소하다는 느낌이 없진 않지만, 준비물을 많이 챙겨오신다고 해도 아이가 관심이 없으면 말짱도루묵이므로, 주어진 재료로 아이에 맞춰 수업을 해주실 선생님이 가장 중요한데, 그 부분에 있어 만족스러워서 수업을 잘 진행하고 있다.

* 우리 아이가 받고 있는 히히 프로그램은 신체놀이, 생태놀이, 식재료놀이, 표현놀이로 두뇌발달과 신체발달을 돕고자 한다. 이와같은 오감수업은 영아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여 진행된다.


이 날은 콩이 두부가 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맷돌이 등장했다. 맷돌은 종이로 만들어졌고, 가운데로 콩을 넣으면 밑으로 떨어지게 되어 있었다.

이 활동 전에는 비닐에 콩을 깔아놓고, 소리도 들어보고 만져도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그 시간이 지나고 이 맷돌이 등장하고부터는 아기가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운 활동이라 나도 신기해하며 쳐다만 봤다.


맷돌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건 바로 이 두부. 아이는 빵칼로 두부를 썰어보고, 손가락을 찔러보고, 손으로 뭉그러뜨리기도 하며 실컷 촉감놀이를 했다. 그런데 마음에 걸렸던 건, 두부가 생두부였다는거다. 선생님은 두부를 자리에서 바로 뜯어 오픈하셨다. 우리 아가는 다행히 먹지는 않았지만 입으로 바로 가져가는 아이들도 있을텐데(먹어도 되는 두부라고는 하셨지만) 재료를 데쳐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좀 아쉬웠다.


이렇게 틀에 넣어 모양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집에서 두부로 촉감놀이를 해주는 경우라면 빨대를 비롯해 각종 조리도구를 동원해도 좋을 것이다. 뒤집개나 채망으로 눌러 보고, 숟가락이나 미니국자로 떠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개중 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기억해두었다가 찰흙이나 모래, 물감놀이를 할 때 꺼내주면 좋은 아이템이 되어줄 지 모른다.


이 날은 월 1회 생태수업으로 올챙이와 개구리가 집에 찾아왔었다. 수업 계획안을 미리 받아보고 수업 전, 나는 선생님께 우린 눈으로만 보겠다고 말을 할까 말까 많이 고민했다. 인간의 호기심과 놀이를 위해 관찰통 안에서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아이들이 불쌍했기 때문이다. 우리 아가는 책에서도 동물들이 나오면 손으로 쓰다듬는 아이인데... 선생님은 수업 참여를 위해 적극적으로 개구리를 활용할 것 같아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결론만 말하자면, 결국 합리화 했다. 이유는 부끄러워서 말 안하련다. (이기적인 마음)
최대한 눈으로 보되 만지고 싶어할 땐 조심히, 살살, 놀라지 않게 만져야 한다고 아이에게 얘기해주었다.

 



다행인지 뭔지 아이는 생각보다 크게 흥미를 느끼지 않았다. 개구리가 폴짝 폴짝 뛸 때마다 엄마만 소리를 질렀다. 풀어놓은 올챙이들은 선생님이 숟가락으로 퍼서 종이컵에 옮기는(...) 활동을 알려주셨는데 지금 생각해도 내가 잘한건가 싶다. 여하튼 이 날은 개구리와 올챙이의 생김새와 움직임,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어휘들을 자연스럽게 익혀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날의 주제는 기억이 안 난다. 침까지 흘리며 물감놀이에 집중한 우리 아가가 제일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선생님은 아이의 손과 발에 물감을 쭈욱 쭈욱 짜주셨다. 아이는 손에 묻혀진 물감들을 비비적 댈 때의 느낌이 좋은지 비비고, 또 짜달라고 하고, 비비고를 반복했다. 물감으로 그림 그리기는 안중에도 없었다. 평소 선생님이 오시면 수업 내내 내 무릎에 앉아있기도 하는데, 이 날은 엄마에게 멀리 떨어져 앉아 물감에만 흠뻑 빠졌었다.

 



그나저나 너무 좋아하길래 "엄마가 물감놀이 준비 해줄게!" 라고 해놓고, 여지껏 못 해주고 있어 미안하네...😢 이제까지 물감놀이를 하고 나면 뒷처리에 혼이 쏙 빠졌기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물감놀이 한 번 하고 나면 엄마 두 시간은 쉬어야 돼... 가능하니 아가...

참고로 물감은 KC인증, 천연원료로 만든 것들을 사용한다.


이 날은 생크림을 만져보았다. 다른 아이들은 믹서기를 이용하기도 하던데 우리 아이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선생님이 거품기를 선택하신 것 같았다. 선생님과 함께 생크림을 휘저어보기도 하고, 조금 꾸덕해진 생크림을 와플 사진에 발라보기도 하고, 조금 뒤엔 부드러운 생크림을 손으로 맘껏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때가 돌이 지났을 때니까 사실 조금쯤 맛보아도 되었을 때인데 한 입도 먹지 않아 좀 의외였다. 당연히 입에 가져갈 줄 알았는데.


이 날은 인형이 목욕을 하러 들어가기부터 하고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함께 해보았다. 하지만 이 때는 역할놀이에 아직 관심이 없었던지라 아쉽지만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지금 하면 이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텐데.

좋았던 건 욕조에 들어가기 전 샤워볼을 이용해 몸에 비누칠을 하고, 하고 나와서는 수건으로 몸을 톡톡 닦는 일련의 과정들이 생략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를 존중하는 것 같았다.


여러 집을 방문하시는 선생님은 말씀은 안 하셔도 코시국이 무서우실게다. 얼마 전 내가 사는 지역의 어린이집에 12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한창 떠들썩 했던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그 중 한 아이의 집에서 방문수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우리집도 비상 아닌 비상이 걸렸었다. 다행히 그 아이는 확진은 아니었고 자가격리 중이었지만 그래도 불안했다. 그래서 선생님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2주 간 수업을 하지 않았다. 우리 아가는 '선생님'이라는 말만 나와도 인터폰을 가리키며 저기로 선생님 얼굴이 보인다고 반가워 하는 앤데, 넘 아쉬웠다. 그런 일로 최근 2주 동안의 수업 내용은 내가 모른다. 사진은 마지막 수업 때의 장면이다.

 



아이는 모형 빵을 들고 있다. 선생님이 가방에서 제일 먼저 꺼내신 준비물이 저 모형 빵이었는데 수업이 끝나고나서도 돌려주지 않아 다른 걸로 시선을 끈 뒤 아이가 모르게 가방에 쏙 넣어야 했다.
선생님은 오븐에 그려진 요리사 아저씨 흉내를 내며 식빵을 구워주셨다. 사실 이 날의 핵심은 빵에 눈 코 입(교재)을 붙여 엄마 아빠를 만들어보고, 딸기와 초코 소스를 뿌려 치덕거려보고, 식빵을 체망에 걸러 빵가루를 만들어보는 거였는데 이미 사진이 너무 많이 첨부 되어 넣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아이는 식빵에 물을 넣어 뭉쳐 만든 (엄마는 먹지 않았으면 했던) 빵을 열심히 입에 넣었다. 차라리 물을 넣지 않았을 때 먹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평소에도 빵을 좋아하는 애라 한 번 입에 들어가면 계속 들어갈 것 같았다. 수업이 끝나고도 탁자에 올려둔 빵을 가리키며 더 달라고 나를 채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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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2주만에 선생님을 뵙는 날이다. 선생님은 검사 결과 다행히 음성이 나왔다고 하며, 수업도 원래대로 다니고 계신다고 한다. 간만의 수업이라 아이가 더 반가워 할 것 같다. 보강은 내일 이야기를 나누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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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현재 16개월이다. 생후 3년이 뇌발달에 결정적인 시기이므로 나는 유아교육에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방문수업은 원래 미술수업 그리고 체육수업으로 스케쥴을 짜려 했었는데 지금 듣고 있는 두 개의 수업이 다 마음에 들어 일단은 시기를 보고 있는 중이다. 그 중 오늘 소개하는 '노래하는크레용'은 별 기대않고 시작했다가 발목잡힌(?) 케이스다.

노래하는크레용은 영유아 음악 미술 통합 프로그램이다. 정확히는 스토리텔링과 음악 미술 퍼포먼스인데 하나의 스토리 안에서 음악과 미술이 연계되어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선생님에게서 계획안을 받아보면 4주간의 수업 내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노크는 4주를 2주씩 나눠 하나의 스토리로 처음 1주는 음악 그 다음 1주는 미술 이렇게 수업을 한다. 음악은 카쥬, 핸드벨, 컵타, 공명실로폰, 리듬패턴과 같은 일상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악기를 수업 내용에 맞추어 연주해본다. 낯선 악기들이지만 수업 내용과 연관되어 진행되므로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이 날은 놀이터를 주제로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졌다. 아이는 아직 어려 내용을 이해하기보다 선생님이 들고 있는 캐릭터에 더 흥미를 보였지만 선생님은 한껏 고조된 목소리로 의성어 의태어를 고루 사용하여 즐겁고 신나는 놀이터의 분위기를 전달해주려 애쓰셨다. 사진은 놀이터를 주제로 한 노래에 맞춰, 바구니를 뒤집어 엎은 후 마라카스박자에 맞춰 두드려 보는 것이다. 수업일이 오래 지나 정확히 어떤 박자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 뒤로 보이는 악기는 구슬이 시청각을 자극하는 레인보우쉐이커다. 시선을 사로잡게 생겼지만 우리 아이는 별 관심이 없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 이 외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는 전부 다 까먹었다. 선생님 일명 똑똑쌤은 엄청 큰 가방에서 마치 도라에몽처럼 필요한 수업 재료들을 그 때 그 때 꺼내신다.


이 날은 호박을 주제로 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잘린 사진 뒤로 호박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주머니는 같은 색깔 주머니에 넣어보게끔 만들어져 색깔 인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날의 악기는 핸드벨과 투톤귀로였다. 투톤귀로는 호박 노래에 맞추어 두드리고 긁어보며 소리를 듣고, 사진에 나오지 못한 핸드벨로는 "호!박!"이라는 노래의 음에 맞춰 높은 도와 낮은 도를 들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또 오선을 나타낸 호박넝쿨을 통해 줄 칸 개념을 알아볼 수 있었다. 같은 색 호박에 핸드벨을 놓고 각각 소리를 들어보기도 했다.



아이가 16개월인데 벌써 이런 수업을 하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건 학습이 아니고 놀이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괜찮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싫어하면 다른 걸 꺼내 보여주면 되고 아예 수업을 거부한다면 선생님과 까꿍놀이와 같은 상호작용을 하면 된다. 처음부터 나는 아이에게 가르치려는 마음이 아닌 그저 여러가지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높은 도와 낮은 도는 당연히 구별하지 못해도 된다. 다만 말 못하는 아기가 실로폰에 흥미를 가질지 투톤귀로에 흥미를 가질지 모르기 때문에 기회는 주고 싶은 것이다.


일주일 후 호박이 다시 찾아왔다. 이 날은 쿠키생지에 호박 모양 쿠키틀을 눌러 실제 쿠키를 먹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를 위해 선생님이 미니오븐을 가지고 오셨다. (매주 '그저 떼운다'는 느낌 없이 수업이 준비되는 점이 참 좋다.) 오븐에 들어간 쿠키가 노릇노릇 먹음직스러운 모습을 갖출 때까지 아이는 호박씨로 촉감놀이를 했다.

촉감놀이를 할 때마다 아이가 좋아하니까 평소 집에서도 자주 해주고 싶은데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너무 미안하다. 키즈카페에서도 편백나무존을 그렇게 애정하는데 하다못해 두부 한 번을 못해줬네.


안타깝게도 완성된 쿠키는 아이가 좋아하면서 멀리 가지고 가버려 사진이 없다. 아, 참고로 아이 옷은 수업시 더러워질 수 있으니 지저분해져도 되는 옷이나 미술 가운을 입혀달라는 사전 안내를 미리 듣고 입힌 것이다. 그리고 아이는 수업할 때 늘 내 무릎에 앉는다. 아무래도 주1회 30분 수업이다보니 선생님이 오시면 좋기는 하지만 엄마는 있어야 되나보다. 엄마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금세 쫓아와 무릎 강아지 하는 우리 아가.

나는 아이에게 이 날 쿠키를 처음 먹여보았다. 아주 살짝 느낌만 보라고 준거였는데 쿠키를 양 손에 들고 엄마 피해 도망갈 줄은 몰랐다. 그리고 결국 그 날 세 개 정도의 쿠키를 전부 다 먹었다. 엄마가 한 입만 달라고 부탁해도 도리질을 하며 혼자 다 먹었다. (그러다 한 입 먹어봤는데 맛있었다)


이 날의 주제는 젖소와 양이었다. 젖소와 양의 울음소리를 노래를 통해 들어보고 울음소리를 2분 음표와 온음표의 음가로 연주 해보았다. 사용한 악기는 롤리팝탬버린과 탬버린, 키즈드럼 그리고 손에 있는건 뭔지 모르겠다. 이 전에는 부직포로 만든 양에 복슬복슬한 털을 붙여주고, 소에게는 스포이드로 빨아들인 까만 물감을 뿌려 얼룩무늬를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우리 아이는 다른 무엇보다 스포이드에 관심을 가졌다. 이제까지 누르면 나간다 라고 알고 있었을건데, 이건 누르면 빨아들이니. 그래서 이 날은 선생님이 스포이드를 두 개 남겨주고 가셨다. 예전엔 물감 푼 물에 라이스페이퍼를 넣고 한창 촉감을 즐기던 아이를 위해 수업이 끝나고 대야에 그 물을 옮겨 담아 계속 놀게 해주었던 적도 있다. 그 때처럼 열정적으로 몰입하지는 않았지만 신기했나보다.


노크는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미니오븐에 호박 모양 쿠키를 구워주질 하질 않나 장갑에 우유(인지 흰 물감인지)를 담아 소젖을 짜보게 하질 않나. 처음에는 통통한 장갑을 만져보기만 하다 선생님이 장갑 끝을 조금 달라주시자 본격적으로 우유를 짜보았다. 어른인 내가 볼 땐 흥미로워 보이는데 정작 우리 아이는 시큰둥 했지만... 아마 소젖을 짠다는 느낌보단 장갑을 누르니 흰 물이 나오네 이 정도로만 이해한 것 같았다. 하긴 소젖을 짜는 모습을 먼저 본 적이 있었어야 뭐가 뭔지 알지.


이 날은 개나리, 진달래, 민들레, 벚꽃 등 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은 지금 풍선으로 제작된 폭죽교구를 이용해 꽃잎을 날려주고 계시고 있다. 뻥! 소리가 나며 하늘로 솟구치는 꽃잎이 아름다웠다. 아이가 교구를 만져보았을 땐 뽕! 소리와 함께 한 두개의 꽃잎이 하늘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귀여워흑흑) 이 전에는 속이 텅 빈 꽃모양 그림에 물을 묻힌 플레이콘을 붙여 나만의 꽃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참고로 플레이콘은 옥수수전분과 식용색소를 이용해 만들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재료다. 하지만 아이는 아직 플레이콘에 큰 관심이 없어 이 활동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사실 아이가 선생님을 기다리는만큼 나도 수업을 기다린다. 우리 아이를 예뻐해주시는 모습과 알찬 시간이 만족스럽기도 하지만 아이와 함께 수업을 들으며 나도 잠깐이나마 힐링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동화구연이라던가 위와 같은 꽃을 주제로 한 수업은 더더욱 그렇다.

시간체크는 수시로 한다. 근데 눈 한 번 깜빡 하고 뜬 것 같은 30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아 늘 아쉽다. 한 달에 4번, 주1회 수업에 120,000원이면 하루 30분이 30,000원인데 4-50분 수업은 선생님이 힘들어서인가. 그래서 수업 시간에 늦으시거나 할 때엔 나도 모르게 좀 예민해진다. 늦으신만큼 보충은 해주고 가시지만 일찍 오셔서 최대한 늦게 가셨으면 좋겠는 이기적인 마음이...


1주차 음악시간이었다. 당근밭에 가고 싶은 토순이의 이야기를 들어본 후 직접 당근을 뽑아 토순이와 신호등을 건너 당근밭(엄마)에 도착해야했다. 그 과정에서 음악의 쉼표, 음표 개념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신호등인데 사진이 준비되어 있지만 이미 첨부된 사진이 너무 많아 생략하려 한다. 실제적이고 큼지막한 신호등을 건너며 아이는 즐거워했다. (내게 건너오는 순간의 사진들이 다 웃고 있었다) 갑자기 주저 앉아 바구니에서 당근을 꺼내려고 할 때 선생님이 여기서 이러면 안 된다고 하셨던 말도 기억이 난다.

2주차 미술시간에는 당근 그림에 크레용으로 색칠을 해보는 것을 시작으로 찐당근을 빵칼로 잘라보는 등의 시간을 가졌다. 아주 푸욱 익혀왔는지 쉽게 잘렸다. 나중에는 그런 당근을 손으로 으깨보기도 하고 짤주머니에 넣어 당근즙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선생님과의 밀도 있는 상호작용으로 아이는 이 날도 참 즐거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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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은 진행중이다. 이번 주는 여러 크기의 을 이용하여 놀았다. 교구와 악기를 이용하여 스타카토와 레가토를 배워보는 시간이었다고 다른 분께 들었는데 글쎄 난 그것까진 모르겠다. 그리고 수업 준비물이 간소한 편이라 이번주는 내심 걱정 했다. 그런데 걱정이 무색하게 선생님은 간단한 재료만으로도 아이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를 이끌어내셨다. 새삼 선생님을 잘 만나는게 참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번 주는 스터드럼(스터실로폰드럼)이라고 하는 악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음계가 표현되는 악기인데, 말렛이라고 하는 봉을 드럼 안에 집어넣고 휘리릭 돌리면 맑은 실로폰 비슷한 소리가 난다. 우리 아기는 처음 보았을 땐 시큰둥 하다 나중에 제 손에 악기가 쥐여졌을 때 스스로 소리를 내보곤 뒤늦게 흥미를 가졌다. 이처럼 노크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악기가 아닌 조금은 생소한 악기를 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참 좋다. 다음 주는 미술수업이다. 5월 계획안을 꼼꼼이 살펴보지 못해 준비물 및 수업내용은 아직 모르겠으나 선생님과 함께 하는 수업이면 무엇이든 아기가 좋아할 것 같아 나도 벌써 기다려진다.

수업을 시작한 지는 지금 5개월이 되어가는데 아이가 '선생님'소리만 들으면 인터폰을 가리킬 정도로 방문수업을 기다리게 되어, 그리고 선생님이 오시면 자다 깨서 기분이 언짢을 때도 함박웃음을 보여주어, 짧은 시간이나마 하루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수업이라고 생각하여 시작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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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15개월차에 접어드니 집에 있는 장난감은 슬슬 싫증을 낸다. 그래서 요맘때 아이들은 뭘 가지고 노나 검색 하다 주방놀이를 사주기로 마음 먹었다. 봐두던 주방놀이 제품은 너무 커서 일단은 보류하고 (10월 이사 예정) 자그마한 주방놀이 제품들을 하나하나 꺼내 보여줄 생각이다. 오늘 리뷰할 제품은 실감나는 주방놀이 장난감 빙글빙글 돌아가는 '전자레인지'다.

아이는 내가 설거지를 할 때 높은 확률로 러닝타워에 올라와 물놀이를 하려 하거나 정수기 혹은 인덕션, 전자레인지에 관심을 보인다. 그중 전자레인지는 전자파 때문에 아이를 늘 멀리 떼어놓는데, 그 때마다 아쉬워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저 해보고 싶었을 뿐이었을텐데. 그러다 전자레인지를 흉내낸 장난감이 있다는걸 알고는 고민하지 않았다. 거의 반사적으로! 함께 구매한 인덕션, 싱크대놀이 보다도 아이가 더 환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초반에는 흥미를 보였다. 열고 닫는 것을 워낙 좋아하는 시기라 문 열고 닫기를 가장 먼저 해보였고, 그 다음 매력적인 버튼들을 하나하나 눌러보기 시작했다. 진짜 전자레인지처럼 시간이 똑딱똑딱 줄어들기 시작하니까 그 부분에서도 아이는 재미를 느낀 것 같았다. 문을 열고 닫고, 버튼을 눌렀다 뗐다, 눌렀다 뗐다….

함께 온 각종 구성품들을 안에 넣고, 그 다음은 조리버튼을 선택한 후 시작 버튼을 눌러야 한다고 가르쳐주고 싶었는데, 엄마는 잠깐 가만히 있어 보라는 듯 아이는 자기만의 세상에 흠뻑 빠졌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건전지를 끼워 넣어준 일밖에는 없다. (제품을 받고나서 AA건전지 3개를 넣어주어야 한다. 반드시 고출력 알카라인 건전지로) 내 예상만큼 엄청 좋아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크게 흥미를 보였다.

 



사진의 '1:57'이라는 표시는 고정되어 있는 이미지가 아니고 아이가 버튼을 눌러 실제 전자레인지의 돌림판이 돌아가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버튼의 각 조리모드마다 다르다. 버튼을 누를 때 나는 소리도 꽤 실감난다. 우리가 집에서 사용하는 전자레인지 소리와 거의 똑같다.

 

 


제품 구성은 전자레인지 뿐만이 아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은 구성에 추후 과일 야채를 추가 주문하긴 해야했다. 그 점이 아쉬웠지만 일단 기본 구성은 이러하다. [햄버거/치킨/포크/칼/접시/빵/감자튀김/오렌지주스/음료/케첩] 실생활에서 전자레인지에 들어가는 음식들이 아닌 패스트푸드라는 점이 누군가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겐 패스트푸드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에게 너무 어려운 햄버거 조립이 문제였다. 빵 따로, 햄 따로, 토마토 따로... 만일 조립의 도움을 돕는 이미지가 있었다면 괜찮았을지도 모르겠는데 햄버거는 우리집에 도착한 첫 날을 제외하고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완성체의 모습을 갖춘 적이 없다. 일단 널브러지기 시작한 부품을 하나하나 주우러 다니는 것 부터가 힘들다. 또, 감자튀김도 그렇다. 포장지와 감자튀김이 분리가 된다. 아니 그러고보니 음료도... 하하. 너무 현실적인거 아니냐고요. 물론 아이의 인지발달과 소근육발달, 집중력발달을 위해 일부러 분리가 되게끔 만들었을것이다. 하지만 15개월 우리 아이에게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다시피 전자레인지의 구성품으로는 부족한 감이 있어 해피플레이의 요리뚝딱바구니를 추가 주문했다. 구성은 [달걀/고구마/귤/수박/양파/옥수수/당근/배추/사과/완두통/파인애플/토마토/바나나/망고/감자/도마/바구니/칼]. 바구니는 베이비핑크 색상이며, 다칠 위험이 없도록 모서리가 둥글게 제작되었다.

 



안그래도 난장판인 집 이제부터라도 보호하기 위해 대량의 과일썰기는 일부러 피했다.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 이번에도 해피플레이의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 완두콩, 바나나 같은 경우 껍질을 벗길 수 있게끔 되어 있고 달걀이나 귤 같은 경우 껍질을 벗긴 후 썰기 놀이를 할 수 있게 되어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비교 대상이 없어 다른 과일 썰기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밸크로는 아이의 악력으로도 충분히 떼어진다. 맘같아서는 도마와 칼을 이용해 그럴듯한 역할놀이를 해보고 싶은데 아이가 아직 어리니까 기다리려 한다. 아이는 반으로 똑 잘리는 사과와 양파, 수박, 파인애플 등은 너무나 쉽게 해내고, 껍질을 벗길 수 있는 옥수수, 바나나 같은 경우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 두 돌이 가까워질 때쯤이라야 제대로 가지고 놀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붙였다 뗐다 하며 흥미를 보이고 이전에 보고 만져보았던 기억을 되살려 먹는 시늉(KC안전인증 완료)을 해보일 때면 사주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집은 난장판이 되었다. 신경쓴다고 해도 자석글자, 블록, 책, 교구, 인형, 낱말카드등에 집이 멀쩡할리가 없다. 그런데 이처럼 널브러질게 뻔한 제품들을 또 들여 집이 말을 할 수만 있다면... 그냥 이사가라고 외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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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너무 바빠 포스팅을 하지 못했는데 한 달 정도 지나니 주방놀이 아이들은 조용히 바구니에 들어가 있다. 우리 아기는 원래 키즈카페에서도 주방놀이 쪽은 흘끗 보고 지나칠만큼 관심이 없다. 나중에 흥미가 생기려나. 여튼 지금은 신체놀이와 책과 교구에만 흠뻑 빠져있는 상태다. 때가 되면 다시 꺼내주거나 아이 눈에 띄어 한 개 두 개 가지고 올 때 그 때 다시 갖고 놀게 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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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은 시간이 날 때마다 들르는 곳이 되었다. 나는 퀘스트를 깨듯 이 곳의 맛집들을 하나하나 깨부수어 가고 있다. 이 날 내 눈에 들어온 피자오는 점심으론 무거울 것 같단 생각에 매번 미뤄왔던 곳이었는데 이 날은 이상하게 자극적인 점심을 하고 싶었다.

피자오는 자신이 선택한 소스와 토핑으로 자신만의 피자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피자 뿐 아니라 스파게티도 다양한 토핑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나는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피자를 주문해서 토핑을 선택하진 않았는데 맘에 드는 피자가 메뉴판에 없다면 혹은 있더라도 원하는 토핑을 골라 만들어 보는 것은 재미있고, 신선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야채토핑 : 그릴드포테이토/칵테일새우/양송이버섯/파인애플/블랙올리브/파프리카/스위트콘/피망/슬라이스마늘/할라피뇨/적양파
고기토핑 : 페퍼로니/그릴드베이컨/비프불고기/스파이시치킨/비프볼/스모크햄/카나디언베이컨/이탈리안소시지/닭가슴살
소스토핑은 레드소스/화이트소스, 치즈토핑은 모짜렐라/모짜, 체다치즈가 준비되어 있다.

이태원 해방촌 피자오에서는 야채&고기토핑이 최대 4개까지 선택 가능하다. 그런데 여기서도 똑같이 적용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토핑은 무얼 선택해도 가격 변동이 없다.


토핑 개별 주문이 어려운 사람은 재료가 정해져있는 피자를 주문하면 되는데 피자오에는 한 판에 네 가지 맛을 먹어볼 수 있는 콰트로피자라는 것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콰트로피자는 카디, 모어페페, 에제키엘, 수미, 피터, 레오, 화이트에제키엘, 초아비 중 원하는 맛을 선택할 수 있다.

 



카디 : 파인애플, 버섯, 스위트콘
모어페페 : 페페로니
에제키엘 : 베이컨, 갈릭
수미 : 파인애플, 스모크햄, 포테이토, 캐너디언베이컨, 블랙올리브
피터 : 파인애플, 적양파, 버섯, 페페로니, 블랙올리브, 파프리카, 할라피뇨, 비프불고기
레오 : 스모크햄, 피망, 양파, 비프불고기, 페페로니, 파프리카, 버섯
화이트에제키엘 : 베이컨, 갈릭, 피망
초아비 : 치즈가 없는 피자

나같은 선택장애에겐 너무나 어려운 시간이 될 듯... 어떻게 고르지. 개인적으론 치즈 없는 피자 초아비가 궁금하다. 피자에 치즈가 없다고? 다른 사람들 리뷰 보니 치즈 없이도 토핑이 두툼하던데 그래도 치즈가 없으면 피자가 아니라 그냥 토핑 맛 아닌가 싶기도 해서. 궁금하니까 콰트로피자를 시키게 된다면 초아비는 꼭 포함 시켜보고 싶다.


이 날도 혼밥이었던 나는 1인피자로 사랑하는 페페로니가 듬뿍 얹어진 모어페페를 주문했다. 그리고 맥주를 주문할까 잠시 고민하다 프리얼 민트초코맛을 추가했다. 참고로 피자오의 맥주는 브루마스터가 직접 양조하는 수제맥주다. 가격은 메뉴에 따라 다 다르지만 6,500원에서 8,500원까지로 나름 합리적인 편. 내가 주문한 freal은 미국 전통 쉐이크로 망고, 오레오, 바닐라, 초코, 민트초코 중 선택이 가능하고 가격은 모두 6,000원으로 동일하다. 피클은 피자와 함께 가져다주셨다. 핫소스 외 파마산, 냅킨, 앞접시 등은 셀프바에서 알아서 가져와야 한다.


무도 보며 먹는 핫소스 팍팍 뿌린 화덕피자의 맛이란. 매번 배달로만 시켜 먹다 방금 나온 피자를 먹으니 피자 치즈는 원래 이렇게 늘어져야 하는구나 싶었다. 도우는 딱딱해보여서 기대도 안했는데 기분 좋게 바삭해서 싹 해치웠다. 원래 같으면 도우만 쏙 버렸을건데. 1인피자는 14,800원이다. 한끼식사라 혹시 양이 적으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한 두 조각 먹으면서 얼추 맞겠다 싶었다. 예상대로 다 먹고 나서 부대끼지 않을 정도로 든든했다. 내가 성인 남자였다면 부족했을 것 같지만.

 



평일 낮에 간거라 사람들이 없는 것도 나의 평화에 한 몫 했다. 거의 다 먹어갈 때쯤 한 가족이 막 들어오기 시작했던 것 빼곤 그 누구의 시선도 받지 않고 여유롭게 식사 할 수 있었다. 이래서 혼밥이 좋다. 나는 타인의 시선을 크게 신경쓰는 편은 아닌데 간혹 기나긴 눈빛은 내 영역을 함부로 침범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불쾌하다. 물론 쳐다볼 수 있지만 내가 그 시선을 쫓아 눈을 확인하고 싶을 정도로 쳐다보는 것은 실례니까. (아이들 제외) 혼밥 문화가 좀 더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여튼 이 날은, 밥 먹는 순간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행복했다.


프리얼은 직원분께 컵을 받아 블렌더 컵에 넣어주고 원하는 농도를 선택하면 된다. 그 다음은 기계가 알아서 블렌딩 해주니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농도는 세 가지다. Less Thick, Regular Thickness, More Thick. 나는 걸쭉하고 흐물한거 싫어서 레귤러를 선택했다. 많은 맛 중에 민트초코를 선택한 건 지금 생각해도 굿초이스였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괜찮았기에 다음엔 다른 것도 도전해보고픈 맘이 생긴다. 다음엔 오레오? (프리얼은 우리나라 극장에서도 판매중이어서 굳이 설명을 할까 말까 했는데 이 당시 젊은 여자분이 기계 앞에서 어찌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 하고 계시던게 생각나서 주절거려보았다.)

 



피자 토핑을 직접 고른다는게 어려워 보일 수 있으나 보다시피 간단한 일이다. 사이즈와 토핑을 고르고 음료를 택하고 셀프바에서 필요한 것들을 가져오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만일 부끄러워 우물쭈물 하는데 눈치를 주거나 면박을 준다면 두 번 다신 그런 곳 안 가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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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꼬박꼬박 리뷰를 할 수는 없어 한낮의 외출 기록은 두 개 뿐이지만 나는 거의 매일 나가 혼자 밥을 먹는다. 밥 생각이 없으면 그냥 걷고 돌아온다. 그런식으로 육아 스트레스를 나름대로 해소하고 있는데 가끔 걸려오는 영상통화에 아이 얼굴이 보일 때 이상하게 나는 죄책감을 느낀다. 하루에 길어봐야 세 시간 정도, 그 정도는 떳떳해도 된다고 내게 수도없이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엄마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피자를 먹고 돌아온 남들이 보기엔 평범해보이는 이 날도 돌아가는 길이 짧아지면 짧아질수록 복잡한 심경이 되었었다. 내게 시간이 주어졌다해도 그 시간은 아이를 위한 쇼핑을 하거나 아이와 내 미래를 위한 공부를 해야 할 것만 같다. 어렵다. 답을 얻더라도 합리화일 것 같아 문제를 풀기 두렵다. 피자집 리뷰에 뜬금없는 앓는 소리지만 이 날 내가 느낀 가장 강력한 감정이기에 기록해둔다.

끝으로, 어떤 음식이든 뜨거울 때 먹어야 가장 맛있는 것 같다! 치킨이든 피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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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가든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하이메아욘의 작품들이 녹아있는 공간이다. 모카가든'하이메아욘 가든', '모카 플레이', '모카 라이브러리' 이렇게 총 3개의 시설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가 제일 먼저 방문한 하이메아욘 가든에는 하이메아욘이 직접 디자인한 작품 7개가 들어서있었다.

작업하는 동안 느낀 설렘과 감사의 마음을 작품으로 전달하고 싶었던 하이메아욘. 나는 아직 모자란 사람이라 그다지 희망찬 에너지를 얻고 나오지는 못했지만 다시 가고 싶은 미련이 남은 걸 보면 감성이 빛나는 분들은 긍정적인 메시지를 얻으셨으리라 생각한다.


Thinking monkey. 사실 내가 생각한 실내 정원은 좀 더 어두웠다. 그래서였던 것 같다. 하이메아욘 가든은 환하고,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나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심지어 작품을 감상하는 이용객을 주시하는 직원들이 두 명이나 눈에 불을 켜고 있었어서 (마스크를 벗거나 위험 행동을 할 시 제지하려는 꼭 필요한 분들이지만) 자유스러운 분위기는 못되었다. 이게 다 코로나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밝고 경쾌했다.


Curious Morpho. 작품 설명이 없어 뭘 의도한건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오리인 것 같기도 하고, 토끼인 것 같기도 하다. 평소에 깊이 상상하는 연습을 좀 할 걸 그랬다. 배의 황금색 동그라미를 보고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하다니 부끄럽다. 자세는 무슨 뜻이니? 너처럼 걸어보라는 뜻이야? 아님, 사람들의 발소리를 들어보라는 뜻이야?

 



40여종의 나무와 풀도 푸르렀다. 아이와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대신 저긴 들어가도 된다고 안내 해주신 곳은, 흙이 아닌 돌 위였다. 아이에게 흙을 밟아볼 수 있게 해주고 싶은데 산이나 숲유치원 말고는 달리 갈 곳이 없을까. 산을 오르기에는 엄마가 너무 저질체력인데...


입구 쪽엔 이런 매점도 자리잡고 있었다. 오픈 되어 있지 않고 숨어 있는 모습이 아늑해보이고 괜히 한 번쯤 들어가보고 싶게 만든다. 아파트가 아닌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면 작아도 이런 공간 하나정돈 만들어주고 싶다.

입장할 때는 발열체크와 손소독을 마치고 안내해주시는 직원의 지시에 따른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시간대별로 수용 인원수가 있으며 정원 초과일 경우에는 대기하여야 한다. 나는 평일에 방문해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장했다. 후에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주말에는 세 시간까지도 웨이팅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


Fountainhead. 아이의 이목을 끄는 건 바로 이 조각이었다. 입에서 나오는 물 소리가 쫄쫄쫄- 듣기 좋았다. 주말이나 평일 저녁은 사람들 말소리며 발소리에 물소리가 묻힐 수도 있으니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꼭 평일 낮에 가봤으면 좋겠다. 사람들에 치여 눈치껏 자리를 피해줘야 하는 불상사를 겪을 일도 덜할 것이다.


나는 평일 저녁에 한 번 더 가볼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환해서 불편했는데 다른 분이 찍은 이미지를 보니 저녁즈음 올려다 본 천장이 파랗고 그 하늘이 비추는 가든은 평소 내가 늘 생각해오던 정원이었기 때문이다.


스칸디아모스, 괭이밥과 동백나무, 귤 나무(이름을 외우지 못해 귤 나무라고 지칭) 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사진은 낑깡이다. 더 주렁주렁 열렸다면 더 예뻤겠지만, 충분히 그림 같고 아름다운 광경이다.

 



요번에도 사진이 너무 많이 첨부되는 것 같아 사진은 생략하지만, 외에 식물을 돋보기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돋보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씨앗의 생김새를 관찰하는 것이다. 식물을 이해하고, 놓여있는 씨앗카드를 읽으며 씨앗이 자라난 모습을 비교해본 후, 가든으로 나가 작은 씨앗으로 시작된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해보면 좋을 것이다.


놀이시설은 4개뿐이지만 주말에 엄청난 웨이팅을 감수해야하는 곳, 모카플레이다. 인류의 진화를 나타낸 벽화가 눈에 띈다. 모카플레이는 155cm미만의 어린이만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고, 음료, 킥보드, 유모차는 반입불가. 또한 반려견도 들어올 수 없다. 우리는 평일에 갔음에도 20명이라는 인원제한으로 한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바로 옆의 키즈카페 대기 의자에 앉아 아이와 함께 놀며 기다렸다. 그로부터 대략 15분 정도 후 카톡으로 안내문자가 날라왔던 것 같다.


사진으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왼쪽 노란 친구는 코끼리다. 계단을 밟고 올라가 코끼리 귀에서 밖을 내다 볼 수도 있고, 반대편에서 미끄럼틀도 탈 수 있다. 오른쪽 빨간색 친구는 악어다. 악어 입 혹은 몸통 쪽 계단으로 올라 미끄럼틀을 탈 수 있다. 경사가 높지 않고 계단도 하나 뿐이라 어린 우리 아가에게 제일 먼저 권했던 놀이기구이기도 하다. 정면으로 보이는 파란색 친구는 피노키오인데, 구름다리가 있고 한 쪽 다리로는 아이들이 시소도 탈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코끼리 옆에 위치한 초록색 친구는 라마다. 그물망을 밟고 올라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올 수 있다.

이용시간은 30분으로 제한되어 있어 들어가기 전엔 조금 조급한 마음이 없잖아 있었으나 결국은 30분도 채우지 못하고 나왔다. 처음 20명 인원제한은 너무 빡빡한게 아닌가 라고 생각했는데 놀이기구가 4개 뿐이라 이미 사용하고 있는 아이가 있으면 기다리거나 포기해야 했고, 그런 시간들이 길어지면서 즐거움 보다는 지루함이 느껴져 이만 나가기로 한 것이다. 적정인원은 10명이 적당할 것 같은데 그러면 웨이팅이 너무 길어질테니 뭐 그냥 아쉬운 사람이 다음에 한 번 더 가는걸로...

 
로마원형경기장의 관중석같은 계단은 부모가 노는 아이를 편히 지켜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작가의 세심함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창의력의 원천은 '아이처럼 생각하기'라 다른 의미로 만들었을 수도 있다.) 시간이 촉박해 나는 앉아보지 못하고, 자세히 보지도 못하고 사진만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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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년 대림미술관에서 국내 첫 전시를 열었던 바 있다. 전시를 보고, 모카가든까지 둘러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역시- 라고 이야기 한다. 나는 그림에 소질이 없어 하는 것도 보는 것도 사실 어려운데 이번 후기를 작성하면서 하이메아욘이 내게 하는 말 같은 말을 하나 발견했다.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잊는 법을 배워야 창의력의 문이 열린다.' 다시 방문할 땐 초등학교 오학년 같은 마음으로 봐야겠다. (초등학교 오학년이 인간이 모여 교류하며 탄생하는 이야기와 어린이와 가족에 대한 긍정적이고 희망찬 감성을 느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나)

 



그리고 <모카가든>에는 하이메아욘가든, 모카플레이와 더불어 2,000여권의 자연 주제 그림책이 있는 '모카라이브러리'도 포함 되어 있는데, 나는 이 날 방문하지 않아 사진을 따로 추가 하지는 않았다. 모카라이브러리에는 에듀랩 활동(그림책 레코드, 씬 컬렉터, 하이메아욘 컬러링)과 모카가든의 탄생 과정을 감상할 수 있는 아트랩 전시가 마련되어 있다. 여기는 방문 전 사전예약을 해야 하는 곳이므로 유의. 미술관 같기도 도서관 같기도 한 것이 아이 가진 부모님들이 좋아하실 것 같은 공간이었다.

나는 아이가 어려 라이브러리는 아직 보류다. 가든과 모카플레이만 재방문 예정인데 언제쯤 코로나는 종식되어 주시 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까. 어딜가든 쫓아오는 시선들이 참 부담스럽고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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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 아웃백 다녀올게", "그래, 다녀와~" 우리 부부는 그 누구 하나 놀라지 않고 대화 했다. 나는 어디든 혼자 잘 다니는 성격이고, 남편은 그런 내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평일 낮에 애엄마가 아이를 보지 않고 홀로 외출한 이유는 앞으로 내게 12시~6시 또는 2시~8시라는 여유시간이 생겨서다. 아웃백은 평일 런치 때 가야 저렴하게 먹을 수가 있는데 여차하니 조금 늦어버렸다. 여튼 오늘은 아웃백이었다.


일단 제일 먼저 나온 부시맨 빵. 빵은 소스를 추가하지 않았다. 식전에 더 즐기고 싶은 분은 초코소스와 블루베리 치즈소스를 추가로 달라고 하면 된다. (추가하지 않으면 망고스프레드 하나만 나옴) 어릴 때 부시맨 빵을 아주 좋아해서 그거 먹으러 가자고 노래를 불렀던 때가 있는데, 나이가 들면 입맛도 변하는지 점점 손이 안 가게 되더라. 이제 나는 msg에 중독되어 그런가...

스프는 양송이스프다. 여기에 빵을 찍어먹어도 좋다. 샐러드에는 국룰처럼 치킨텐더 2조각을 올렸다. 파스타에 스테이크까지 시켜놓고 치킨텐더 2조각은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대충 남기더라도 모자라게 먹지 말자는 마음이지 않았을까.

음료는 무알콜 모히또를 선택했다. 알콜과 무알콜 중 정말 고민했는데(주메뉴 고를때보다 고민한 듯) 집에 돌아가면 또 아기를 봐야하니까 꾹 참았다. 라임맛이 아주 새콤했다. 음료는 다 마시고 탄산(콜라, 사이다, 환타, 제로콜라- 또 있나?)으로 리필이 가능하다.


파스타는 투움바파스타다. 아웃백 하면 투움바파스타라, 사실 다른 것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식사 망칠까봐 하던대로 했다. 담번엔 꼭 다른걸 먹어야지. 오늘도 꾸덕하고 적당히 매콤했다. 치즈는 눈 앞에서 갈아주셨다. 새우, 양송이버섯은 통통하고 맛있었다. 음식을 천천히 먹는 나같은 스타일은 나중에 소스가 쫄아들어 먹기가 불편해지는데 그럴 일을 대비하여 애초 주문할 때 소스는 넉넉하게 달라고 요청하는게 좋다. 또, 면은 페투치니면으로 나오는데 원한다면 더 얇은 면으로 변경도 가능하다.


나는 혼자 다니는 것에 익숙해 아무렇지 않게 들어갔는데, 서버분들이 돌아가면서 "혼자 오셨어요?", "일행 더 오시는거죠?"라고 물어보셔서 아니라고 대답하면 되게 미안해하셔서 내가 더 당황했다. 아니, 죄송하긴요.

 



내가 간 날은 4월 2일 금요일이었다. 손님들은 가족 단위가 가장 많은 듯 보였고, 평일인데도 불구 꽤나 복작였다. 며칠 전, 아이와 함께 왔다가 푸쉬카는 밖에 주차하고 들어와야 한다는 말에 발길을 돌린 적이 있는데 말마따나 여긴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가 그렇게 멀지 않은 편이라 들어왔다면 통행에 방해가 됐을것이다. 괜찮은 분들은 밖에 주차를 하고, 아이 전용 식판과 물컵도 요청하여 함께 즐기면 된다. 참고로 여긴 남양주현대프리미엄아울렛점이다.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식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마스크 착용을 부탁 받았다. 그런데 습관이 되어 밥을 먹을 때에도 담당서버가 말을 건네올때마다 손으로 입을 가리게 되더라.


부드러운 꽃등심 스테이크 퀸즈랜드 립아이다. 굽기는 미듐. 기본 제공되는 홀그레인 머스타드은 취향따라 찍어 먹으면 된다. 굽기도 적당했고 질기지 않아 좋았다. 사이드는 견과류가 들어간 고구마를 시켰다. 견과류가 맛있어서 퍼먹었던 기억이 난다.


보정 앱을 써서 본연의 색을 담지 못한게 아쉽다. 혼자 있으니 스테이크는 함부로 짓이겨놓고 내키는대로 먹었다. 눈 앞엔 금쪽같은 내새끼를 틀어놓고 오은영 박사님의 솔루션을 들으며 내 문제라고 생각이 들 때마다 반성하고 다짐했다. 그러다 너무 침울해지면 가끔 무한도전으로 선회해주었다.

 



자리에 꽤 오래 앉아있었다. 그러다 배가 불러 더 이상 모히또도 먹기 싫을 때 포장을 해달라고 했다. 서버분은 돌아가셔서 먹기 편하도록 파스타에 소스를 잔뜩 넣어주시겠다고 하셨다. 입 짧은 주제에 욕심이 족제비라 거의 모든 음식을 고루 남겨 집에 있던 남편은 생각도 않던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었다.

평가에 인색한 남편이 스테이크가 참 맛있단다. 다른 건 모르겠고 스테이크가 참 맛있다고 했다. 난 배부른 상태에서 주워먹어 그런지 잘 모르겠던데, 여튼 담번엔 같이 가봐야겠다 싶었다.


금액은 총 94,400원이 나왔다. 나는 여기서 KT멤버십으로 15%를 할인 받아(등급에 따른 할인률 차이 있음) 총 80,240원을 지불했다. 통신사 할인 말고 또 다른 아웃백 할인 방법은 치킨텐더 무료쿠폰'생일쿠폰'이라는 것이 있다. 생일쿠폰은 아웃백 홈페이지 회원가입(모바일 가능) 후 생일 지정일을 사용할 날짜로 바꾸면 그 달에 사용이 가능하다. (ex.2월 5일 지정→2월 달 사용가능) 연 1회 생일쿠폰 10,000원과 통신사 할인은 중복으로 사용 가능하므로 먹고 싶은 거 맘껏 먹고 크게 할인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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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남양주현대아울렛점]
: 주소 : 경기 남양주시 다산순환로 50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 SPACE A 359호 * 3층 위치
: 영업시간 : 10:30~21:00 (런치 11:00~17:00)
: 주차 : 주말 무료 출차 가능, 평일 구매 금액별로 상이 (1만원 이상 1시간, 3만원 이상 3시간…, 10분당 1,000원씩 부과)
: 전화번호 : 050714142344

육아에 지친 부모에겐 재충전을 할 시간이 꼭 필요한데 나라는 사람은 이렇게 혼자 있는 시간만 주어도 되어서 참 좋다. 그래서 거의 매일 한 두시간씩 걷고,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먹고, 아이와 남편이 생각나면 포장 해오면서 힘을 얻는다. 사실 무엇보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싶은 맘이 가장 크지만 우선순위를 따졌을 때 죽겠다고 아우성 치는 내 몸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미련없이 걸을 것이다. 오늘 메뉴는 미정이다. 뭐가됐든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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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송파에서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다. 그럼 가는 길에 우리는 수영장이든 키즈카페든 데려다 달라고 부탁 했다. 볼 일이 끝나고 우리를 픽업하면 되니까. 일단 병원 일정은 확정이고, 아이와 내가 어디에 갈지가 미지수였는데 수영장이 포함된 키즈카페에 갈까 하다 결국 뽀로로파크로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이러하다. 아이 래시가드, 수영모, 아쿠아슈즈, 가방 등 아이 것은 모두 준비해두고 함께 들어갈 내 옷 준비는 하나도 안 한 것이다. 내참- 게다가 뽀로로파크는 제주도에서도 한 번 가본 곳이지 않나. 비슷한 곳일거라는 생각에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헤맬 것이 분명하다며 남편은 굳이 우리를 입구까지 데려다줬다. 위치 아이스링크장(지하3층) 이다. 이 날은 평일이었는데도 사람들이 꽤 바글거렸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할머니의 선수 같은 수준급 실력은 대단했다. 데이트 나온 남녀도 있었고, 단란한 가족도 있었고, 불편하겠지만 애써 아랑곳않고 연습하는 피겨 꿈나무 친구들도 있었다. 그 위는 모두가 알고있는 롯데월드다.


아이스링크장을 구경하며 한 바퀴 빙 돌다보면 어느새 뽀로로파크 입구에 도착하게 된다. 입구에는 캐릭터 장난감들이 즐비했다. 뽀로로파크라 뽀로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사진으로 보면 알다시피 아니다. 예매는 온라인으로 미리 해두었기 때문에 덜 허둥댈 수 있었다.

 



네이버페이로 미리결제를 할 경우 최대 30%할인과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우리는 네이버로 2시간 [어른 7,000원/주중 어린이 14,000원]을 끊었고, 병원에 가는 아빠 제외 어른1 아이1의 총 금액 21,000원을 지불했다. 보통 키즈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은 가격대다. 예매 주의사항예매 후 한 시간이 지나야 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과, 인원변경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원할 경우 취소하고 다시 예매를 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갈 때 100원 짜리 두 개, 200원을 챙겨가면 좋다. 신발보관함과 짐 맡기는 곳에 각각 100원씩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동전은 돌아갈 때 돌려받을 수 있다. 물품보관함은 시설에 비해 낡아 의외였다.

사진은 실내 2층 루피의 요리조리 키친이라는 식당 겸 카페테리아에서 찍은 것이다. 내부가 전부 보이게 찍고 싶었는데 생각처럼 안됐다. 처음 들어갔을 때는 한 눈에 다 들어오는 그림이, 작은 곳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으나 꽤 컸다. 우리는 나오면서 아예 들어가보지 못한 방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놀이기구가 운행을 하고 있는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랬다는건 놀거리가 많다는 뜻이다. 현재 운행중인 놀이기구 관람차/뽀로로기차/뚜뚜스피드트랙/회전목마 이렇게 네 가지다. (3월 기준) 놀이기구는 동시에 운행하지 않고 각각 시간차를 두고 운행한다. 시간은 '회전목마는 언제~기차는 언제~' 직원분께 여쭤보면 친절하게 답해주신다. 근데 두 번이나 물어봐놓고도 헷갈려서 대충 사람들 줄 서 있을 때 눈치껏 가서 함께 줄서야했다.


'뚜뚜스피드트랙' 뽀로로파크에서 아이와 처음 탄 놀이기구다. 우리 아이는 13개월이라 내가 품에 안고 탔다. 밟으면 나아가고 핸들로 운전 조작이 가능한 놀이기구인데 이거 생각보다 빠르다. 운전하면서 머리카락이 흩날렸던 것 같고, 순간적으로 아이가 울진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두 바퀴 이상을 탔던 것 같은데 정확히 몇 바퀴였는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 여러 사람들이 번갈아가며 사용하는 기구이기에 타고 내릴 때 손소독은 필수다.


관람차는 시간을 못 맞춰 타지 못했다. 앞에 관람차 시간표가 있으니 꼭 타고 싶다면 다른 곳에 가서 놀기 전 시간을 숙지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시간은 12:50~13:05/13:50~14:05 이처럼 15분씩만 운행한다. 매 시간 20분부터 50분까지는 전체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내가 관람차 시간을 맞추지 못한 이유는 2층으로 올라가면 보이는 이 대형 볼풀장 때문이다. 아이는 들어가서 일단 드러눕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꼬박 꼬박 인사를 하며 행복한 듯 놀았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느라 시간에 맞추지 못한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저기 보이는 넓은 화면에 공을 던지면 화면 속 풍선이 터진다고 한다. 근데 당시 나는 너무 밝아서 화면에 뭐가 비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넓은 곳에 볼풀공이 널려 있는 만큼 깊지 않고, 바닥이 바로 발에 닿으니 혹여나 다이빙 하다 다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아이들 놀이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편백나무존도 2층에 위치해있다. (관람차 옆으로 보이는 계단을 올라오면 바로 보인다.) 중장비차, 삽, 바구니 등 없는 게 없었다. 다만 편백나무는 정말 발이 아프다. 들어갈 때 나올 때 고문이 따로 없다. 우리 아이는 들어가자마자 앉아계시던 할머니께서 인사를 해주셨는데 웬일로 울음을 터뜨려서 얼마 놀지는 못하고 나왔다.


그렇게 우는 아이를 달래며 광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러다 사람들이 하나 둘 계단 앞에 착석하는 것을 보았다. 눈치백단 이 아줌마 '뭐가 있구나!' 싶어, 뭔지도 모르면서 일단 맨 앞 줄을 선점했다. 그 때가 아마 네 시 정각이었던 것 같다. 50분 경부터 앉아있었던 것 같은데 아이를 데리고 앉아있기엔 너무 긴 시간이라 힘겨워서 계속 시간을 체크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네 시 정각. 책이나 티비로만 보던 뽀로로를, 엄청난 사이즈의 뽀로로를 만났다! 아이가 뽀로로를 접한 만큼 나도 똑같이 접한 일 년이었기에, 나이도 잊고 나도 너무 반가웠다. ('바나나차차' 안무는 내적 댄스까지 췄다.)

 



하지만 좋아할거라고 생각한 아이는 어쩐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뒤에 앉은 아주머니 얼굴을 바라보는 데 더 열정적이었다. 13개월 아기에게 미니싱어롱쇼는 너무 일렀던걸까?


(엄마가 좋아하는) 루피도 나왔다. 친구들은 봄과, 뽀로로 모자 소동을 주제로 놓고 짧은 연기와 춤, 노래를 펼쳤다. 크롱과 패티 등 다른 친구들도 함께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이 시국엔 뭐든 최소화 하는 것이 좋으니- 엠씨언니는 활력이 넘쳤고, 뽀로로도 못지않게 씩씩했으며, 루피는 이 날 컨디션이 좀 안 좋은 것 같아 보였다. 하긴 하루에 한 번의 공연도 아니고, 무거운 탈을 쓰고 춤추고 연기하는게 힘들만도 하지.


쇼가 끝나고 집에 갈 때쯤 디지털스케치존에 들어와봤다. 아무도 없길래 느긋하게 그림이나 색칠해볼까 생각했는데, 여분의 종이가 보이지 않았다. 이것도 후에 알았다. 종이는 따로 정산소에 가서 받아와야 한다. (무분별한 종이 사용을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 또, 사용한 종이는 가져가야 한다. 우리는 종이가 없어 그림을 그리고 스캔을 해보진 못했지만, 방법은 이러하다.

1. 종이를 가로 화살표 방향으로 스캔한다. (세로방향X)
2. 기계의 파란색 버튼을 누른다.
3. 5초 뒤 화면에 나온다.

어설퍼도 자기가 색칠한 캐릭터가 화면에 나오는 경험은 한 번쯤 해보도록 도와주면 좋을 것 같다. 제주도에 이어 이 날도 우리는 디지털스케치존에서 이런 시간을 보냈지만.


위의 디지털스케치존은 '루피의 집'이었고, 여기는 '로디의 집'이다. 외에, '패티의 집(방방)'도 있었다. 나머지 캐릭터들의 집은 내가 못 찾은건지 원래 없는건지 모르겠다. 여튼 이 '로디의 집'은 정글짐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단을 올라 걸어가면 재미있는 미끄럼틀이 나오는 단순한 구조다. 새삼 방방이나 편백나무보다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인건 아무래도 정글짐이라고 생각했다. 디지털스케치존처럼 사람이 아예 없는 곳도 몇 군데 있었는데, 여긴 아이들과 부모님들로 복작였다.

 



그리고 생각난다. 얼마 전 다산동 키즈카페 리뷰에도 썼듯 어떤 아이가 우리 아이 얼굴에 소리를 왁 지르고 도망간 일이- 그 장소가 여기다. 아이가 아직 어려 무슨 일인고 하며 벙쪄있었기에 망정이지 울었다면 화가 많이 났을 것 같다. 부모한테 가서 따질까 하다 아이가 괜찮으니 그냥 넘어갔는데 지금 생각해도 진짜 어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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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계속 길어지고 사진이 너무 많이 첨부되는 것 같아 이야기를 마치려 한다. 사실 수다쟁이 아줌마는 아직도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아쉽다. 그래서 덧붙이자면, 여기는 제2롯데월드가 아니고 제1롯데월드다. 잘못 도착하면 다시 돌아가는데 짜증나고 시간도 꽤 걸리니까 그럴 일이 없길 바란다. 또, 뽀로로파크는 보호자 양말 착용 필수이며 사람 사이 1M거리두기도 필수다. 가까운 주차장은 A312~314정도이며, 주차는 2시간 30분권이 3,000원,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되어있다. 정말 마지막으로 운영 시간은 11:00~19:00이고, 연중휴무다.

남편이 데리러 오는 바람에(?) 잘 놀고 있던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송파 가면 한 번 더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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